한시

江天暮雪(강천모설).送人(송인).夏日卽事(하일즉사).江行(강행).折花行(절화행).詠井中月(영정중원)

도원 정운종 2018. 11. 25. 18:04

[江天暮雪 (강천모설)]

- 이제현 (고려) -

風緊雲容慘 풍긴운용참

天寒雪勢嚴 천한설세엄

篩寒洒白弄纖纖 사한쇄백농섬섬

萬屋盡堆鹽 만옥진퇴염

遠浦回漁棹 원포회어도

孤村落酒帘 고촌락주렴

三更霽色妬銀蟾 삼경제색투은섬

更約掛疏簾 갱약괘소렴

 

-저물녘 눈 내리는 강가의 풍경-

 

바람은 거세 구름 모양 애처롭고

날씨는 추워 눈 오는 기세 심하네

한기를 체로 쳐 고운 눈 만들고 놀다가

집집마다 소금을 쌓아 놓았네

멀리 포구에 고기잡이 배 돌아오고

외딴 마을의 술집 깃발 내려졌네

깊은밤 환한 눈빛이 은빛 달을 질투하니

다시 성근 주렴을 드문드문 매달았 네.

ㅡㅡㅡㅡ

[送人(송인)]      

 -정지상​(고려)-

雨歇長提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동비가

大洞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別漏年年添綠波 ​별루년년첨록파

 

비 갠 긴 둑에 풀빛 짙어오는데

남포에서 그대를 보내니 노랫가락 구슬퍼라.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마를 것인가

해마다 이별의 눈물만

푸른 물결에 더하는데!.​

ㅡㅡㅡ

[夏日卽事 (하일즉사)]

- 李奎報 (고려)-

簾幕沈沈樹影廻 신염막심심수영회

幽人睡熟鼾聲雷 유인수숙한성뢰

日斜庭院無人到 일사정원무인도

唯有風扉自闔開 유유풍비자합개

 

_초여름 일상_

주렴 친 깊은 곳 나무 그림자 돌아들고

은자는 깊이 잠들어 우뢰같이 코를 고네

해 저문 정원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바람이 불어 스스로 사립문을 열고 닫네

 

輕衫小簟臥風欞 경삼소점와풍령 

夢斷啼鶯三兩聲  몽단제앵삼양성

密葉翳花春後在  밀엽예화춘후재

薄雲漏日雨中明  박운루일우중명 

 

홑적삼에 삿자리 깔고 바람드는 마루에 누웠다가

꾀꼬리 두세 소리에 잠을 깨었네.

빽빽한 잎이 꽃을 가리어 봄 뒤에도 남았고

엷은 구름에 햇살이 새어나와 빗속에도 밝구나.

ㅡㅡㅡ

[江行 (강행)]

- 李奎報 (고려)-

路轉長川遠 로전장천원

雲低曠野平 운저광야평

天寒征雁苦 천한정안고

沙漲宿鷗驚 사창숙구경

鬼火林間碧 귀화임간벽

漁燈雨外明 어등우외명

歸舟夜未泊 귀주야미박

鴉軋櫓猶鳴 아알로유명

 

길 돌자 긴 강이 멀어지네

구름도 나직한 빈 벌판

날씨가 추우니 기러기도 괴로운 듯

모래에 물 넘치니 자던 갈매기 놀라네

숲새에 퍼런 것은 도깨비 불

빗속에 환한 건 어선의 등불

배는 밤에도 대지 않고 돌아가며

삐거덕 노 젓는 소리 울리누나

ㅡㅡㅡ

[折花行 (절화행)]

- 李奎報 (고려)-

牡丹含露眞珠顆  모란함로진주과 

美人折得窓前過  미인절득창전과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今宵花同宿  금소화동숙

 

< 折花行 :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신부는 꽃이 예쁘다는 데  질투나서 꽃가지를 밟아 뭉개고 말하기를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ㅡㅡㅡ

[雪中訪友人不遇 (설중방우인불우)]

- 李奎報 (고려)-

雪色白於紙 설색백어지

擧鞭書姓字 거편서성자

莫敎風掃地 막교풍소지

好待主人至 호대주인지

 

_눈 위에 쓴 편지_

눈빛이 종이보다 희길래

채찍 들어 이름을 썼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라.

ㅡㅡㅡ

[詠井中月  (영정중원)]   

- 白雲居士 李奎報 (고려)-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_우물속의 달을 읊다_

산승이 달빛을 탐내어

병속에 함께 길어왔네.

절에 돌아와 곧바로 깨닫네

병을 기울이니 달 또한 공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