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左.右) 이야기
좌.우에서 어느쪽이 더 중요한 위치일까.
조직에서 자리배치를 보면 서열을 알 수 있듯이 살아 있는 사람들 뿐만아니라 죽은이의 위차(신주.무덤)도 마찬가지다.
전통 우리문화에서 좌.우의 서열은 어디가 앞설까? 답은 좌.우 각각 높거나 낮을때가 있다.
[좌우 기준: 가운데 위치한 임금(vip)이 바라보는 방향]
1. 먼저 좌가 높을 때를 알아보자.
조선시대 정승들은 우의정을 거쳐 좌의정에 오르는 것은 좌의정 서열이 더 높기때문이다. 또 경복궁 근정전앞 품계석 위치도 문관이 왼쪽(동쪽),무관이 오른편(서쪽)인 것도 문관 우대 문화를 나타낸 것이다.
좌가 높은 근거는 고대 주나라의 예(周禮)인 소목(昭穆)제도에 있다.
‘소목’에는 ‘좌소우목(左昭右穆)’ ‘동소서목(東昭西穆)’ 개념이 있는데 vip 즉 주향(主享)·주신(主神)의 입장에서 왼쪽이 ‘소'(동쪽), 오른 쪽이 ‘목'(서쪽)이라는 뜻이다. 자리순위는 가운데 놓인 VIP(신위)를 중심으로 좌우로 ‘소'(왼쪽)의 첫 번째 줄이 No.1, ‘목'(오른쪽)의 첫 번째 줄이 No.2, ‘소’의 두 번째 줄이 No.3, ‘목’의 두 번째 줄이 No.4, ···와 같이 지그재그로 정해진다.
이는 향교 대성전(大成殿)의 성인 위패가 공자를 중심으로 제일 제자인 No.1 안자(顔子)가 소(東. 왼편 첫째줄), No.2 증자(曾子)가 목(서.오른편 첫째줄), 다음 도통을 이은 No.3 자사(子思)가 소 (왼편 둘째줄), No.4 맹자(孟子)가 (오른편 둘째줄)에 위치하는 것이다.
2. 다음은 오른쪽이 높은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종묘의 위패 배치이다.
조선 왕조의 위패를 모신 종묘의 신주는 ‘열감(列龕:벌릴 열·감실 감)’방식이 적용되는데 신위를 일렬횡대로 벌려 놓았다는 뜻이다. 종묘 정전에는 1대 태조부터 마지막 순종까지 신위가 맨 오른쪽 (서쪽)부터 왼쪽(동쪽)으로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신위중심-건물에서 정면을 보는 방향]. 이러한 왕조의 선조를 모시는 종묘 문화는 우리나라 고대, 삼국, 남북국, 고려로 부터 조선을 이으져 왔다.
보통 가정의 4대 봉제사를 받드는 가묘의 신위도 오른쪽에서 왼쪽을 가면서 ‘고조→증조→조→고’의 순이 되는 것이다. 가족묘지에 형제간 묘가 배열 된 경우에 맨오른쪽이 큰할아버지.할머니.다음으로 작은할아버지.할머니 순으로 묘가 배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소목’보다는 ‘열감’의 경우를 적용한다.
보퉁 남녀의 위치를 이야기 할때 '남좌우녀(남자는 오른편. 여자가 왼편)'의 말도 오른쪽을 중요시하는 경우이다.
영어로 오른쪽을 뜻하는 right도 옳다는 뜻의 right를 어원으로 하는 것도 오른쪽을 우선시 한다는 뜻일게다.
이와같이 좌.우의 중요도는 중심(vip)을 기준 할때와, 일렬로 나열 할 때에 따라 다른 것이다. 어떤이는 죽은이와 산자는 반대라고도 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다.아마 중국 중화계와 북방계의 문화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이 회자되는 좌파 우파도 꼭 어느 한쪽이 맞거나 앞서는 것은 당연 아닐 것이다.
사찰의 대웅전 석가모니불의 좌우협시불이 문수보살.보현보살이 부처님 가르침을 깨치고 행하듯, 불국사 좌우탑인 다보탑.석가탑이 불법의 세계를 형상화 하듯 좌.우 모두 우열없이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