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소음심경 - 소충(少衝).소부(少府).신문(神門).영도(靈道).소해(少海)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
'내경'에 "심(心)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요, 신명출언(神明出焉)이고 신지변야(神之變也)"라 하였다. 군주지관이라 함은 심이 오장육부를 주관하고 있음을 말하는데 이는 장부나 각부 조직에 동맥(動脈) 정맥(靜脈)이 분포되어 있어 혈액이 순환되면서 소화기로부터의 영양물질, 호흡기로부터의 산소, 내분비계로부터의 각종 호르몬을 혈액으로 화생(化生)시켜 공급하고 물질대사의 보조, 항독, 살균 등 생명유지에 필요불가결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말한다. 신명출언이란 심에 이상이 있을 시 바로 오장에 그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소문(素問) 오운대론(五運大論)에는 일월성신(日月星辰)이 신명이고, 천지의 동정(動靜)은 신명이 그 기강(紀綱)이라 하였으며, 소문(素問) 경맥별론(經脈別論)에서는 신명을 신묘(神妙), 영명(靈明)이라 하였다. 심은 모든 정신작용을 총괄하는 본부이므로 심에 이상이 있을 시 오장에 그 영향이 미치게 된다.
수소음심경은 이미 소음군화(火)와 심의 화(火) 두 개의 불을 가지고 있는 더운 맥이다. 심기는 양기(陽氣)의 대명사다. 양의 최고봉인 화(火)를 품은 심(心)과, 혈(血)에 비하면 양적인 속성이 훨씬 더 강한 기(氣)인 심기(心氣)는 몸의 그 어떤 기(氣)보다 양의 성질이 강하다. 양기는 흘러가고 운동하는 성질이므로 속박당하면 쉽게 상처받는다. 더구나 심기는 뜨거운 화(火)의 기운이기에 속박당하면 몸에서 열을 발생시킨다.
혈이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심혈관 질환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칠정이 혈을 동하게 한다(七情動血)”고 하였다. 또 “마음이 맑은 사람은 병에도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한 번이라도 나쁜 마음을 품으면 신은 밖으로 나가고, 기는 안에서 흩어지며, 혈은 기를 따라 흩어지고 영위가 혼란해져 온갖 병이 서로 다투어 생긴다. 이처럼 병은 모두 마음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다.
음(陰)에 속하고 오행속성(五行屬性)상 군화경(君火經)인 심경(心經)에는 인체의 좌우로 각각 9개씩의 경혈이 분포되어 있으며 겨드랑이 아래 극천(極泉)에서 시작하여 새끼손가락의 소충(少衝)에서 끝난다.
본경(本經)은 심(心)에 속(屬)하고 소장(小腸)에 낙(絡)하며 색(色)은 적(赤), 발주시간(發注時間)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즉 오시(午時) 이다.
주요혈 | 오수혈(五腧穴) | ||
원혈(原穴) | 신문(神門) | 정목혈(井木穴) | 소충(少衝) |
낙혈(絡穴) | 통리(通里) | 형화혈(滎火穴) | 소부(少府) |
극혈(郄穴) | 음극(陰郄) | 수토혈(輸土穴) | 신문(神門) |
모혈(募穴) | 거궐(巨闕) | 경금혈(經金穴) | 영도(靈道) |
배유혈(背兪穴) | 심유(心兪) | 합수혈(合水穴) | 소해(少海 |
[수소음심경의 오수혈 이야기]
-. 소충(少衝) : 정목혈(井木穴), 심기(心氣)를 다스리다.
소충(少衝)은 새끼손가락(少)에 있는 요충지(衝)라는 의미이다. 정혈(井穴)이란 기(氣)가 샘솟듯이 나오기에 우물 정(井)을 써서 정혈이라고 이름 붙였다. 정혈은 우물이 솟아나듯이 그 경맥의 기(氣)를 순간적으로 북돋아주는데 탁월하다는 의미이다. 구급혈(救急穴)로 쓰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물이 땅을 뚫고 솟구쳐 올라오듯이 경맥의 기(氣)를 순식간에 불어넣어주는 정혈에는 오랫동안 침을 꽂아두면 안 된다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과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소충은 새끼손가락 안쪽 손톱뿌리 모서리 옆 0.1촌에 위치한다.
정혈인 소충(少衝)은 목(木)의 성질을 가진 혈로 우물이 솟고 나무가 땅을 뚫고 올라오는 듯한 기운이다. 소충(少衝)은 심기가 불편해지거나 약해지고 막혀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심기(心氣)를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심기의 운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막혀버린 심장의 구멍들을 연다. 또한 심기가 약해져서 “정신이 산만하며, 혼백이 망령되어 나다닌다.”는 증상도 해결한다. 소충(少衝)이 기사회생(起死回生)의 혈자리이다. 정신을 잃고 죽음의 문턱까지 간 사람에게 심기(心氣)를 불어넣어서 몸을 떠나려는 신(神)을 붙잡는다는 것이다. 기(氣)가 위로 솟구치는 상기(上氣), 어린아이들의 경기(驚氣)에도 효과도 가지고 있다. 심장병.상지신경통.후두염.심계항진증.정신질환.실신했을때 사혈혈(瀉血)로 쓰인다.
-. 소부(少府) : 형화혈(滎火穴), 火의 집결지
수소음심경의 형화(滎火)혈이다. 화의 경맥(心經)에 화의 혈이니 화의 집결지라 할 수 있다. 화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곳을 찔러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부는 온갖 심화기능의 문제에 두루 쓰인다. 심계항진부터, 손발바닥이 뜨거워지는 오심번열(五心煩熱), 심통, 히스테리, 정신병, 소변불리(小便不利), 유뇨(遺尿), 발기부전, 부정맥 등. 새끼 손가락을 가볍게 쥐어 손톱이 닿는 지점이 소부다. 심계항진뿐 아니라 쾌락으로 인한 열병, 공주병, 왕자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또 보법으로 자극 시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도록 도우며, 그리고 ‘사랑과 정열이 메마른 차가운 성격’에도 효과가 있다. 화기의 따뜻함은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을 때, 급하게 이곳을 찌르면 정신이 돌아온다고 하였다. 화는 곧 정신이나 의식을 담당하기도 하므로 소부를 찌르는 것은 마치 형광등을 켜듯 번쩍 자극을 주는 것이다. 심장질환.심계항진.전박신경통.소변불리.방광마비.하초열에 쓰인다.
-. 신문(神門) : 수토혈(輸土穴), 원혈(原穴)
신문의 신(神)은 귀신, 신령, 영묘한 존재로서 혼(魂), 심(心)이란 뜻이다. 문(門)은 심장으로 통하는 문으로 신(神 = 心)의 출입문이다. 한의학에서 신이라고 말하면 심을 가리킬 때가 많다. 심은 화에 속하고 양이다. 양기는 만물생장의 근본이고 바로 신이다. 몸에서 심양(心陽)은 양중의 양이므로 울결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래서 심양에 문제가 발생하면 놀램과 우울증 혹은 강박증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불안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초조할 때 혹은 기분이 들떠 있을 때는 이 신문혈을 다루어야 한다. 심장으로 가는 문을 잘 정돈하여 심기가 울결된 것을 풀어내는 것이다. 즉 심기를 열어주는 큰길을 잘 청소하는 셈이다. 손목가로금 끝 오목한 곳에 위치하며, 아래쪽에는 심경의 4개혈이 연달아 있다. 신문을 시작으로 바로 뒤에 바싹 붙어서 통리와 영도가 있는데 바로 이들이 모두 예지나 심리와 관련된 혈자리들이다. 마음이 불안해지고 답답해질 때면 이 혈들을 잘 다루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이다. 즉 신명이 밝아지는 것이다. 신경쇠약.정충.심통.실면.정신분열증.정신병.소화기병에 쓰인다.
-. 영도(靈道) : 경금혈(經金穴)
영도는 수소음심경의 경혈로 金의 성질이다. 수소음심경은 소음군화(火)와 심의 화(火) 두 개의 불을 가지고 있는 더운 맥이므로 잘 다스리지 않으면 불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 때 영도혈이 금(金)의 날카로움을 발휘해 뻗는 기운을 수렴하고 진정시켜 영(靈)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오장의 금에 해당하는 폐에 사기가 들기 쉬운 가을에 목이 따갑고 뻑뻑할때 쓰이다.
영도의 위치는 새끼손가락부의 손목이 시작되는 곳에서 약3센티 지점(신문위 1.5촌)에 있다. 영도는 히스테리나 신경쇠약, 불면증 등 신(神)의 영역에도 작용을 하지만 혈이 뭉쳐 생기는 심장병을 다스릴 때 주요혈로 쓰인다. 심내막염.고혈압.저혈압.공포불안에 쓰인다.
-. 소해(少海) : 합수혈(合水穴)
소해는 심경의 오수혈 중 합혈이다. 정경수경합의 경혈이 바다로 모여드는 합혈은 만성병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혈이다. 소해는 팔꿈치 안쪽 가로금 끝의 오목한 가운데 있다. 팔을 구부려 손이 머리에 닿게 한 다음, 침혈을 잡는다. 또한 팔을 굽혀 그 마디에 있는 혈이라서 곡절(曲節)이라고도 한다.
소해의 소(少)는 수소음심경을 가리키고 해(海)는 백 갈래로 난 물길이 모인다는 뜻으로, 소해는 수소음경맥과 기가 모여 기맥의 강성함이 마치 백 갈래 물길이 모두 모인 바다와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소해는 오행 중 수(水)에 해당한다. 그래서 심화(心火)로 인한 심통(心痛), 심약(心弱), 협심증, 두통, 이명(耳鳴)에 사용한다. 수가 심장의 열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혈이 뭉쳐서 생기는 마비나 경련에도 혈 주위 기혈을 원활히 소통시킨다. 이것이 심의 유형적 작용에 속하는 병리를 완화시킨다면, 신경쇠약이나 히스테리, 정신분열증, 전광(정신에 이상이 생긴 병증)과 같은 심의 무형적 작용(神)에 속하는 병리도 안정시킨다.
[수소음심경의 주요혈]
-. 통리(通里) : 낙혈(絡穴)
통(通)은 통달이나 경과(經過)의 뜻이고, 리는 표리의 리(裏)와 같은 뜻이므로, 심과 소장이 표리관계에 있음을 가리킨다. 즉 심경은 여기서 낙맥이 갈라져 나와 소장경에 이른다. 신문혈 상 1촌에 영도혈 아래 0.5촌에 있다. 신경쇠약.심계항진.현훈.유뇨증.자궁출혈등에 쓰인다.
-. 음극(陰郄) : 극혈(郄穴)
심경의 극혈로 경맥의 기가 모이는 곳이다. 신문위 0.5촌 통리아래 0.5촌에 위치한다. 코피.두통.신경쇠양.도한.대하.오심에 쓰인다.
-. 거궐(巨闕) : 모혈(募穴)
궐(闕)은 중요하다는 뜻으로 배꼽위 6촌, 기골아래 2촌 지점이다. 심장염.심계항진증.심통.위경련.구토.멀미에 쓰인다.
-. 심유(心兪) : 배유혈(背兪穴)
제5흉추극돌기 아래 외방1.5촌 지점이다. 심경의 기가 모이므로 심장질환에 유효하다. 부정맥.정신분열증.심번.협심증.전간.구토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