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 이야기

7. 족태양방광경 - 위중(委中).곤륜(崑崙).속골(束骨).통곡(通谷).지음 (至陰)

도원 정운종 2020. 10. 11. 10:53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내경(內經)'에 방광(膀胱)은 주도지관(主都之官)으로서 진액(津液)을 저장하고 기화(氣化)기능을 통해 소변을 체외로 배출한다고 하였다. 본경(本經)은 물론 방광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흐름이나 치유효과를 보면 오장육부의 진단과 치료에 긴요한 경락이다. 

족(足)+태양(太陽)+방광(膀胱)+경(經). 겨울(膀胱)의 차가운 물(太陽)이 흘러가는 다리(足)의 큰 길(經). 그렇다면 방광은 왜 겨울이며 태양은 왜 차가운 물인가. 한의학에서 방광-水-겨울이 하나의 계통이라면 태양-한수(寒水)가 하나의 계통을 이룬다. 그러니 경맥의 이름대로 ‘겨울의 차가운 물’일 수 있다. 이런 정황들 속에서 족태양방광경은 가장 쿨(cool)한, 가장 차가운 경맥이다. 이 차가운 경맥은 공포심이 들 때 요동친다. 공포영화를 볼 때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방광경 때문이다. 눈 안쪽(정명혈)에서 시작하여 머리를 넘어 등을 타고 내려가 새끼발가락 끝(지음혈)에서 마무리되는 방광경이 자극되어 차가운 물의 기운이 등골(척수)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 방광경이 지나가는 오금이 저릿저릿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차가운 물의 기운이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으로, 무릎 뒤쪽 접히는 부분인 오금의 한 가운데로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이 흘러간다.

족태양방광경은 몸의 뒷면을 지배한다. 12경맥 중 가장 많은 혈을 갖고 있으며, 그 영역 또한 가장 넓다. 눈 안쪽에서 시작해 이마를 타고 뒤통수를 넘어, 등줄기를 따라 발끝까지 내려간다. 등을 타고 내려가는 라인에 배유혈(背兪穴)이 폐유,궐음유, 심유, 격유, 독유, 간유.....유혈(兪穴)이 줄줄이 이어져있다. 척추를 따라 등에 위치한 12개의 혈자리다. 등뼈를 따라 내려가며 누르거나 두드려 보면서 아픈 장부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배유혈은 오장육부의 이상 상태를 압통(壓痛)이나 색채(色彩) 또는 기복(起伏) 등으로 진단, 치료하는 데 많이 이용된다. 

유혈은 외사(外邪)가 들어오는 대문(門戶)과도 같다. 병이 장부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병세가 상당히 오래됐음을 말한다. 양병은 체표에 머무르며 급하게 앓고 낫는 것과 달리, 음병은 장부로 들어가 은근하게 지속된다. 바로 만성병이다. 그런데 병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음병이나 만성병은 등에 있는 유혈로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陽)에 속하고 오행속성(五行屬性)상 수경(水經)인 방광경(膀胱經)에는 인체의 좌우로 각각 67개씩의 경혈이 분포되어 있으며 눈 안쪽 끝 정명(睛明)에서 시작하여 새끼발가락의 지음(至陰)에서 끝난다.

본경(本經)은 방광(膀胱)에 속(屬)하고 신(腎)에 락(絡)하며, 발주시간(發注時間)은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즉 신시(申時) 이다.

주요혈    오수혈(五腧穴)   
원혈(原穴) 경골(京骨) 정금혈(井金穴) 지음(至陰)
락혈(絡穴) 비양(飛揚) 형수혈(滎水穴) 족통곡(足通谷)
극혈(郄穴) 금문(金門) 수목혈(輸木穴) 속골(束骨)
모혈(募穴) 중극(中極) 경화혈(經火穴) 곤륜(崑崙)
배유혈(背兪穴) 방광유(膀胱兪) 합토혈(合土穴) 위중(委中)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오수혈]

-. 지음 (至陰) : 자궁과 통하다

지음은 새끼발가락 끝에 있다. 이곳은 족태양방광경의 기맥이 흐르는 맨 끝 부위이다. 머리에서 시작한 방광경맥은 새끼발가락에 이르러 족소음신경에 연결된다. 이 말은 양기가 다하고 음기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음(陰)에 이르렀다(至) 하여 지음이다. 여기서 음은 물론 족소음신경이다. 족태양방광경의 수와 족소음신경의 수가 합쳐져 있는 곳이 지음이다. 또한 지음은 발끝에 있어 땅의 기운을 받는다. 곧 토기와 통한다는 말이다. 결국 지음은 수와 토기를 갖추었음으로 자궁과 통한다. 통즉불통(通卽不通). 통하면 아프지 않다고 했다. 자궁과 같은 기운으로 통하는 지음은 그래서인지 자궁질환에 명혈로 불린다.

지음은 오래 전부터 안산(安産)의 뜸자리로 사랑받아 왔다. 분만할 때 아기를 밀어내는 힘이 약해져 분만이 지연될 때, 일명 무통분만에 좋다. 또한 포의(胞衣,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때 곤륜과 삼음교와 함께 뜸을 뜨면 좋다. 이밖에 뱃속에 있는 태아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데도 효과가 좋다. 임산부는 지음에 침을 놓아서는 안 된다. 정과 혈이 뭉쳐져 있는 것이 태아라고 할 수 있는데 지음에 침을 놓으면 태아를 흩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침 대신 뜸을 뜨고 임신초기에는 삼가는 것이 좋다.

 

-. 통곡(通谷) : 두통잡는 몸속 화를 식히는 물의 계곡  

두통을 잡기 위해선 먼저 화(火)를 잡아야 한다. 火를 잡는 방법 가운데 가장 확실한 건 火를 극하는 水를 이용하는 것. 통곡(通谷)이 두통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엄청난 水의 기운을 가진 혈자리라는 점에 있다. 통곡은 족태양방광경의 형혈(滎穴)이면서 오행상 水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지난 번 위중(委中)에서 살펴봤듯이 족태양방광경은 태양한수(太陽寒水)와 水의 기운인 방광이 만나는 경맥이다. 몸에서 가장 차가운 경맥인 것. 여기에 통곡의 오행, 水가 더해지면 水(태양한수)-水(방광의 오행)-水(통곡의 오행)의 형국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 가장 강력한 水의 기운을 가진 혈자리로 천부혈(天符穴)의 하나이다.
양사인 풍(風)은 양경맥(陽經脈)으로 들어온다. 여섯 개의 양경들은 모두 두부(頭部), 즉 얼굴과 머리 쪽으로 모인다. 결국 양경맥을 타고 들어온 풍사가 얼굴과 머리로 올라가서 열을 발생시키고 두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삼양경병에는 두통이 있으나 삼음경병에는 두통이 없다. 통곡을 보하면 몸에 찬 물 기운을 줘서 열(熱)로 인해 생기는 두통, 충혈 등을 치료한다. 반대로 사하면 몸에서 찬 물 기운을 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이 따듯해진다. 특히 족태양방광경이 지나는 허리를 따듯하게 만들어서 통증을 완화시킨다. 통곡이 두통을 잡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원리에 의한 것. 그렇다면 통곡은 모든 두통에 다 좋은 것인가. 일단은 열에 의해서 생긴 두통에는 통곡이 특효다. 하지만 두통의 세계 또한 혈(穴)의 세계처럼 다종다양하다.
그밖에도 통곡은 머리에 열이 떠서 코피가 터지는 것, 목구멍이 열로 인해서 허는 것, 뒷덜미가 뻣뻣하게 굳고 아픈 것 등을 치료한다. 재밌는 것은 자주 하품하는 것을 통곡이 치료하기도 한다는 것. 옆 사람이 하품을 너무 자주하면 새끼발가락을 꾹 눌러주시라.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곡이 화열(火熱)로 인해 발생하는 몸의 문제를 고치는 혈자리이다. 즉 화열(火熱)을 끄는 물의 바다, 바람 때문에 생긴 두통에 효과가 있다.

 

-. 속골(束骨) : 척추를 곧게 세워라.

속골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수(兪)혈로 목(木)의 성질을 가진다. 족태양방광경이 태양경, 즉 양경이므로 양목(陽木)의 기운이다. 갑목(甲木)처럼 쭉쭉 뻗는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속골. 이름을 풀어보면 속(束)이라는 한자가 나무(木)를 다발(口)로 묶는다는 뜻이며, 골(骨)은 뼈를 나타낸다. 속(束)이라는 한자를 자세히 보니 문득 척추 뼈 사이에 들어있는 디스크 모양 같기도 하다. 나무가 든든히 서있는 모습, 마디를 지어 꼭 동여맨 모습이다.

그래서 속골(束骨)은 족태양방광경의 뼈에 관련된 병을 파악하여 묶는 혈이며, 방광경의 12 유(兪)혈을 총괄하는 주치혈이다. 속골의 위치는 새끼발가락 바깥쪽 툭 튀어나온 뼈의 뒷부분으로 손으로 눌러보면 약간 오목하다. 

속골은 새끼발가락에 있지만 강력한 목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목의 성질은 생장(生長), 승발(昇發), 조달(條達)이다. 모두 위를 향해 뻗어가는 모습이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쭉 뻗어나가는 기운은 척추 옆 방광경맥을 타고 틀어진 중심을 꽉 잡아줄 것이다. 더불어 속골에는 열을 내리고 습(濕)을 내보내는 효과가 있으며, 전광병(癲狂病/정신병)이나 머리가 아프거나 뒷덜미가 뻣뻣하거나 허리와 등 및 다리 아래의 뒤쪽이 아픈 것 등을 주로 치료한다고 한다.

 

-.곤륜혈(崑崙穴) : 몸의 생생정보통 소변

곤륜혈(崑崙穴)은 발의 바깥쪽 복사뼈(복숭아뼈)의 뒤쪽 즉, 복사뼈와 아킬레스근육의 사이 함몰된 곳에 있다. 이 복사뼈는 우리 몸에서 튀어나온 뼈 중에서는 가장 높이가 높다.
곤륜의 순환 능력은 화(火)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곤륜은 방광경의 경화혈(經火穴)이다. 족태양방광경은 두 개의 수(水)를 가지고 있는 서늘한 물이다. 물은 화의 양기를 얻어 순환을 하는데, 곤륜은 물을 순환시키는 방광경의 동력기인 셈이다. 때문에 생존에 가장 중요한 수승화강의 구조를 갖추게 되는 생리적 구조가 되는 것이다.

습열로 인해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 곤륜을 사(寫)하면 열을 뺄 수 있다. 반면 곤륜을 보(補)하면 열을 더해 양기를 잃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다. 방광에 열이 있으면 대체로 소변이 나오지 않는데 혈이 화(火)로 인해 타들어가서 혈이 없어지고 기가 내려가지 못하여 소변이 막히는 것이다. 이것은 급성병의 성질로 소변이 불통(不通)한 경우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방광의 기가 돌지 않아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융폐(癃閉)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방광이 허하면 진액을 저장하지 못해 소변을 참지 못한다. 방광의 기능이 허해지면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소변은 우리 몸을 한 바퀴 돌아 나온 탁한 물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1차 소화과정을 거친 소화물이 소장에 와서 비별청탁(泌別淸濁) 과정을 거친다. 비별청탁은 위와 소장에서 수액으로 만들어 흡수한 영양분 중 쓸 것과 버릴 것을 가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탁한 수액은 방광으로 전달되고 정미한 기운은 비(脾)가 운화작용으로 온 몸으로 나른다.

폐는 수도(水道)조절 작용으로 수액을 운행시키고, 배설시키기 위해 물의 길을 내어준다. 이렇게 온 몸을 돌아온 일부 수액이 방광에 도달한다. 방광에 모인 수액은 기화(氣化)를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배출된 소변은 다양한 색으로 몸의 상태를 알려준다.

곤륜은 발목염좌, 허리와 엉덩이가 아픈 것을 치료할 수 있고, 또 갑자기 숨이 차면서 가슴이 뻐근한 증상이나 걸으려 하면 아파서 신음이 나는 증상에도 쓴다.

 

-.위중(委中), 굴신(屈伸)의 축

위(委)는 벼 화(禾)와 계집 녀(女)를 합한 글자. 여자(女)가 가을에 수확한 볏단(禾)을 등에 진 모양이 이 글자의 기원이다. 아무리 힘이 장사인 여자라도 볏단을 지려면 몸을 낮춰야 한다. 즉, 볏단을 지기 위해 구부려야 하는 곳, 그 가운데(中)에 위치한 혈자리가 위중(委中)이다. 즉, 위중이란 이름은 구부리는 것, 굴신(屈伸:굽히고 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혈극(血郄), 극중(郄中), 중극(中郄), 위중앙(委中央), 퇴요(腿凹), 괵중(膕中)의 별명으로 불리운다.
혈극(血郄)이란 피(血)를 뽑아내는 틈(郄)이라는 뜻. 오금의 가운데, 위중에서 피를 빼면 고질병(痼疾病), 즉 오래된 병도 다 나을 수 있다는 중요한 혈자리이다. 위중은 사총혈(四總穴) 가운데 하나이다. [사총혈 : 합곡(合谷), 열결(列缺), 족삼리(足三里), 위중(委中)]

위중은 족태양방광경의 합혈(合穴)이자 토(土)혈이다. 오수혈의 합혈은 주로 만성병(慢性病)을 다스리는 데 쓰인다. 위중은 만성이 되어버린 허리의 고질병을 고친다. 토(土)는 중재와 매개 그리고 변화를 담당하는 오행이다. 땅에 씨앗이 떨어지면 그것은 다음 해 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땅 위에 선다. 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토(土)다. 몸의 굴신 또한 움직임, 곧 변화다. 족태양방광경은 한 겨울의 차가운 얼음장 같은 물이 흐르는 경맥이다. 이 경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기운을 받을 때 차가운 한기가 동(動)해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주저앉으며 통증이 발생한다. 차가운 한기는 뜨거운 열기로는 중화시킬 수 없다. 둘이 상극인 탓이다. 둘이 붙여놓으면 한기는 한기대로 열기는 열기대로 요동친다. 한기를 중화시킬 수 있는 건 토(土). 토(土)의 중재와 매개의 힘을 이용하여 허리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고친다.

위중은 요통뿐만 아니라 아랫배에 열이 나고 아픈 것, 붉은 소변이 나오고 잘 나오지 않는 것, 코피가 줄줄 흐르고 멎지 않는 것, 다리가 약해져서 무릎이 틀어진 것, 반신불수(半身不隨),땀이 나지 않는 것 등에도 쓰인다.

 

[사총혈가 : 합곡(合谷), 열결(列缺), 족삼리(足三里), 위중(委中)

肚腹三里留(두복삼리유) : 두복(肚腹)의 병에는 삼리(三里)를 유념해두고,
腰背委中求(요배위중구) : 요배(腰背)의 병에는 위중(委中)을 찾는다.
頭項尋列缺(두항심열결) : 두항(頭項)의 병에는 열결(列缺)을 찾으며,
面口合谷收(면구합곡수) : 면구(面口)의 병은 합곡(合谷)이 수습한다.]

 

[천부혈]
우리 몸의 365혈(穴) 가운데 천부혈은 여섯 개다. 우리가 이미 배운 혈자리 가운데 상양(商陽), 태백(太白), 소부(少府)가 천부혈이었다. 상양(商陽)은 金, 태백(太白)은 土, 소부(少府)는 火로만 구성된 천부혈이다. 여기에 통곡(通谷)-水과 앞으로 다룰 지구(支溝)-火, 대돈(大敦)-木이 합쳐져 총 여섯이다. 천부혈은 오직 하나의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 작용력 또한 엄청나다. 가령 상양(商陽)은 건조한 金의 기운으로 몸의 습(濕)을 말리고, 태백(太白)은 비옥한 土의 기운으로 몸을 살찌운다. 소부(少府)는 뜨거운 火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에 한증(寒證)에 많이 쓰이고 반대로 통곡은 水의 기운이 강하므로 열증(熱證)에 쓰인다. 지구(支溝) 또한 火의 기운으로 몸의 열을 불어넣고 대돈(大敦)은 뻗어나가는 木의 기운으로 몸에서 막힌 곳을 뚫는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혈자리들을 보(補)하는가 사(瀉)하는가에 따라서 그 작용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상양을 보하면 金의 기운이 강력해져서 습(濕)을 제거해주지만 사하면 마른 사람들에게 살이 붙기도 한다.

 

[충맥과 임맥]
충맥과 임맥. 자궁에서 시작하여 척추 안쪽을 따라 상행하는 충맥과 임맥은 경락의 바다다. 충맥은 전신을 관통하므로 “십이경맥의 바다”이고, 임맥은 수족삼음경(手足三陰經:팔다리에 있는 3개의 음경. 육장(六臟)과 연계되며 사지(四肢)의 안쪽에 분포한다)과 음유맥(陰維脈:전신의 음맥(陰脈)들을 서로 긴밀하게 연계하는 작용을 한다)과 만나므로 “음맥의 바다”다. 다시 말해 충맥이란 오장육부의 경맥에서 생성된 피가 모이는 곳(血海)이고, 임맥은 음맥의 근원지인 자궁과 관련이 깊어 임신을 주관한다. 남자는 충맥이 계속 돌게 되어 있지만, 여자는 포에서 멈추게 되어 있다. 남자는 피가 계속 도니까 쌓이는 것이 없다. 하지만 여자는 포에서 멈추게 되어 있으므로 쌓여 가득 차게 된다. 여기에 차 있던 것이 때맞추어 넘쳐나는 것이 바로 월수(月水), 곧 월경이다.

월경이라는 말은 한 달마다 달이 둥글어졌다가 이지러지는 것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이다. 만일 충맥이 잘 통해 경혈이 순조로울 때 남자에게서 정을 받고, 임신을 주관하는 임맥의 활동이 순조로우면 피가 월경으로 나오지 않고 임신으로 이어진다. 이와 반대로 충맥과 임맥이 손상되면 월경불순이나 대하(분비물), 붕루(하혈) 같은 병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