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단상/菜根譚 (채근담)

Ⅰ. 수성편(修省篇) 3 (15~22)

도원 정운종 2022. 7. 23. 15:50

15. 젊어서 뜻을 잃지 말아야 한다.

白日欺人 難逃清夜之愧赧 紅顏失志 空貽皓首之悲傷. 

(백일기인 난도청야지괴란​  홍안실지 공이호수지비상)

한낮에 남을 속이게 되면 밤중에는 부끄러움 속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젊었을 때 뜻을 잃으면 늙었을 때는 슬픔만 남는다.

 

-. 愧赧 : 부끄러울 괴, 얼굴 붉힐 난

-. 貽 : 끼칠 이

-. 皓首 : 휠 호, 흰머리

 

16. 재물을 쌓는 마음으로 학문을 쌓아라.

​ 以積貨財之心 積學問 以求功名之念 求道德 

(이적화재지심 적학문 이구공명지념 구도덕)

以愛妻子之心 愛父母 以保爵位之策 保國家

(이애처자지심 애부모 이보작위지책 보국가 )

出此入彼 念慮只差毫末 而超凡入聖 人品且判星淵矣 人胡不猛然轉念哉.

(출차입피 염려지차호말 이초범입성 인품차판성연의 인호불맹연전념재)

 

제물을 쌓는 마음으로 학문을 쌓고, 공명을 추구하는 집념으로 도와 덕을 추구하고,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사랑하고, 벼슬과 지위를 지키고자 하는 책략으로 국가를 지켜야 한다.

앞의 것을 버리고 뒤의 것을 취함은 생각에는 단지 터럭만큼 차이만 나지만, 평범함을 초월하여 성스러움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인품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나는것이다. 사람이 마음 돌리기에 어찌 전력투구하지 않겠는가. 

 

-. 判星淵 : 하늘의 별과 땅에 있는 연못 만큼 차이. 

 

17. 물욕의 길을 막아야 도의의 문을 열 수 있다.

塞得物欲之路 纔堪闢道義之門

(색득물욕지로 재감벽도의지문)

弛得塵俗之肩 方可挑聖賢之擔.

(이득진속지견 방가조성현지담)

 

물욕의 길을 막을 수 있어야 비로소 도의의 문을 열 수 있고,

세속의 짐을 어깨에서 내려놓아야 비로소 성현의 짐을 멜 수 있다.

 

-. 堪 : 견딜 감, 감당하다. 참다.堪耐 (감내)

-. 挑 : 돋울 도, 돋울 조(짐을 메다), ‘부추기다.드러내다’. 手(손 수)와 兆(조짐 조)가 결합. 兆자는 갑골에 나온 점괘를 그린 것으로 ‘조짐’이라는 뜻이 있다. 手자가 더해진 挑자는 ‘가려내다’라는 뜻이 되고, 여러 징조 중에서 중요한 내용은 유독 눈에 띄므로 ‘도드라지다.드러내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挑戰(도전), 

-. 擔 : 멜 담, 빌릴 섬

 

18. 가정불화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큰 경륜이다.

 融得性精上偏私 便是一大學問 消得家庭內嫌隙 便是一大經綸 

(융득성정상편사 변시일대학문 소득가정내혐극 변시일대경륜)

 

편협하고 사사로운 성품과 감정을 변화시킬수 있으면 그것이 큰 학문이요, 

가정 내에서 불화를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면 그것이 큰 경륜이다.

 

-. 融 : 녹을 융, 화하다. 곡식(穀食)을 찌는 세발솥을 뜻하는 글자 鬲(력)과 '빼내다'의 뜻(抽)을 나타내기 위한 蟲(충)의 생략형인 벌레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융)이 합(合). 물건(物件)을 '삶아 김이 빠지다'의 뜻. 金融(금융), 融合(융합)

-. 嫌隙 : 싫어할 혐, 틈 격, 서로 싫어서 벌어진 틈

 

19. 재주가 영민한 자는 학문으로써 조급함을 다스린다.

才智英敏者 宜以學問攝其 躁氣節激昻者 當以德性融其偏

(재지영민자 의이학문섭기조 기절격앙자 당이덕성융기편)

 

재주와 지혜가 영민한 자는 마땅히 학문으로써 조급함을 다스려야 하고,

기개와 절개가 과격한 자는 마땅히 덕성으로써 편벽됨을 융화시켜야 한다.

 

20. 구름과 안개의 그림자에서 참된 실체가 드러나면 육체가 질곡임을 깨닫는다.

雲烟影裡現眞身 始悟形骸爲桎梏 禽鳥聲中聞自性 方知情識是戈矛
(운연영리현진신 시오형해위질곡 금조성중문자성 방지정식시과모)

구름과 안개의 그림자 속에 진짜 모습이 나타나면 비로소 몸이 구속돼 있음을 깨닫게 되고,

짐승과 새의 소리를 통해 자성의 소리를 들으면, 비로소 감정과 지식이 창과 칼임을 알 수 있다.

 

-. 形骸 : 모양형, 뼈해. 사람 몸과 뼈.

-. 桎梏 : 차꼬(죄수를 가둘때 쓰는 형구) 질, 수갑 곡. 속박하여 자유를 가질 수 없는 상태.

 

21. 탐욕이 처음 일어나는 곳에서 제거하라.

人欲從初起處翦除 便似新芻遽斬 其工夫極易

(인욕종초기처전제 변사신추거참 기공부극이)

天理自乍明時充拓 便如塵鏡復摩 其光彩更新

(천리자사명시충척 변여진경부마 기광채갱신)

탐욕이 처음 일어나는 곳에서 제거하면, 어린 풀을 자르는 것과 흡사하여 그 일이 매우 쉽고,​

하늘의 이치가 잠시 명확해 질때 다른 하늘의 이치를 확충시키면

이는 더러워진 거울을 다시 닦는 것과 같아 그 광채가 다시 새롭게 된다.

 

​-. 翦 : 자를 전

-. 遽 : 급히 거, 急遽(급거)

-. 乍 : 잠깐 사, 일어날 작

-. 拓 : 넓히다, 확장하다

 

22. 스스로 사리를 깨닫는 것이 편하다.

事理因人 言而悟者 有悟還有迷 總不如自梧之了了

(사리인인 언이오자 유오환유미 총불여자오지요료)

意興從外境而得者 有得還有失 總不如自得之休休.

(의흥종외경이득자 유득환유실 총불여자득지휴휴) 

 

남의 설명을 듣고 사리를 깨닫는 자는 깨달음이 있기는 하나 헷갈리는 점이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스스로 깨닫아 명명히 아는 것만 못하다.

또한 의지와 흥취를 외부로부터 얻는 자는 흥을 얻기는 하나 잃는 것도 있다. 스스로 얻어 편안한 것보다 못하다.

 

-. 休休 : 편안하고 한가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