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단상/推句 (추구)

推句 (추구) 3 - 자연과 삶

도원 정운종 2023. 4. 10. 19:11

洗硯魚呑墨 煮茶鶴避煙 松作延客蓋 月爲讀書燈

(세연어탄묵 자다학피연 송작연객개 월위독서등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차를 달이니 학이 연기를 피하네.

소나무는 손님 맞는 일산이 되고, 달은 글 읽는 등불이 되네.

-. : 덮을 개  

 

花落憐不掃 月明愛無眠 月作雲間鏡 風爲竹裡琴

(화락련불소 월명애무면 월작운간경 풍위죽리금)

꽃 떨어져도 아까워 쓸지 못하고,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이루네.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바람은 대나무 속의 거문고가 되네.

-. : 속 리 

 

掬水月在手 弄花香滿衣 五夜燈前晝 六月亭下秋

(국수월재수 농화향만의 오야등전주 유월정하추)

물을 움켜쥐니 달이 손 안에 있고,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네.

깊은 밤도 등불 앞은 대낮이고유월에도 정자 밑은 가을이라네.

-. : 움킬 국, : 희롱할 롱, )

-. 1,2 : () 시인 우량사(于良史)春山夜月”]

春山多勝事(춘산다승사) 賞玩夜忘歸(상완야망귀)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興來無遠近(흥내무원근)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南望鐘鳴處(남망종명처) 樓臺深翠微(누대심취미)

봄산에 좋은 일이 많아 즐겁게 노느라 밤 되도록 돌아가기를 잊었네.

두 손으로 물을 뜨니 손 안에 달이 있고, 꽃과 함께 노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네.

흥에 겨워 멀리 가까이 돌아다니다가, 떠나려 하니 꽃들과 헤어짐이 아쉬워라.

종소리 울려오는 남쪽을 바라보니 누대가 푸른 산기운 속에 잠겨 있구나.

 

歲去人頭白 秋來樹葉黃 雨後山如沐 風前草似醉

(세거인두백 추래수엽황 우후산여목 풍전초사취

세월 가니 사람머리 희어지고가을 오니 나뭇잎 노래지네.

비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것 같고바람 앞의 풀은 술 취한 것 같네.

 -. 1,2 구 :   당(唐)나라 노륜(盧綸)의 “동이익상추(同李益傷秋)”에서

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秋來樹葉黃(추래수엽황)

搔頭向黃葉(소두향황엽) 與爾共悲傷(여미공비상)

세월 가니 사람 머리 희어지고, 가을 오니 나뭇잎 누래집니다.

머리 긁적이며 누런 잎 바라보며, 그대와 함께 가슴 아파합니다.

 

人分千里外 興在一杯中 春意無分別 人情有淺深

(인분천리외 흥재일배중 춘의무분별 인정유천심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도흥은 한 잔 술 속에 있구나.

봄 뜻은 차별이 없지만 인정은 깊고 얕음이 있구나.

 -. 1,2 :  李白()江夏別宋之梯(강하별송지제)” <江夏에서 친구와 헤어지며>

楚水淸若空 遙將碧海通 (초수청약공 요장벽해통

초나라 강물은 하늘처럼 맑아 멀리 파란 바다로 통하네

人分千里外 興在一杯中 (인분천리외  흥재일배중

사람과 천리 밖으로 헤어지고  정은 한잔 술에 잠겼네

谷鳥吟晴日 江猿嘯晩風 (곡조음청일  강원소만풍)

뻐국기는 개인 날에 울고  원숭이는 저녘 바람에 우짖네

平生不下淚 于比泣無窮 (평생부하루 우비읍무궁

이 평생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거늘  오늘에사 사무치게 울 줄이야

 

花落以前春 山深然後寺 山外山不盡 路中路無窮

(화락이전춘 산심연후사 산외산부진 노중로무궁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요산이 깊어진 뒤에 절이 있네.

산 밖에 산이 있어 다하지 않고길 가운데 길이 있어 끝이 없다네.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小園鶯歌歇 長門蝶舞多

(일모창산원 천한백옥빈 가원앵가헐 장문접무다)

해 저무니 푸른 산이 멀어 보이고, 날씨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하구나.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치고, 커다란 문엔 나비들 춤만 많구나.

-. : 쉴 헐((쉴 휴,따뜻하게 할 후) (쉴 게,굳셀 걸) (쉴 식) (쉴 게)), 間歇

-.1,2 : 劉長卿()逢雪宿芙蓉山主人(봉설숙부용산주인)”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일모창산원 천한백옥빈)

柴門聞犬吠 風雪夜歸人 (시문문견폐 풍설야귀인)

<눈을 만나 부용산의 주인집에 머물며>

해 저무니 푸른 산 더욱 멀고, 날 차가운데 가난한 집이 있네.

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들리고, 눈보라 치는 밤 돌아오는 이.

-. 3,4 : 令狐楚 ()思君恩에서

小園鶯歌歇 長門蝶舞多 (소원앵가헐 장문엽무다)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치고, 커다란 문엔 나비들 춤만 많구나.

眼看春又去 翠輦不曾過 (안간춘우거 취연불증과)

눈에 보이는 봄은 또 지나가 버리는데, 임의 수레는 지날 기척조차 없구나.

 

風窓燈易滅 月屋夢難成 日暮鷄登塒 天寒鳥入簷

(풍창등이멸 월옥몽난성 일모계등시 천한조입첨

바람 부는 창 등불 꺼지기 쉽고, 달빛 드는 집 꿈 이루기 어려워라.

해 저무니 닭은 횃대에 오르고날씨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드는구나.

: (둥지) ,  : 처마 첨. 簷牙

 

野曠天低樹 江淸月近人 風驅群飛雁 月送獨去舟

(야광천저수 강청월근인 풍구군비안 월송독거주

들 넓어 하늘이 나무위로 낮게 드리우고강물 맑으니 달이 사람에게 가까워지네.

바람은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네.

-.1,2 : 孟浩然()宿建德江(숙건덕강)”에서

移舟泊烟渚 日暮客愁新 (이주박연저 일모객수신)  

野曠天低樹 江月近 (야광천저수 강청월근인)  

배를 옮겨 안개 낀 기슭에 대고해 지니 나그네 시름 새삼 솟아나네

들은 넓어 하늘이 나무에 드리우고,  강은 맑고 달은 사람에게 가까워 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