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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쑥부쟁이.개미취 구분>

도원 정운종 2023. 10. 4. 12:56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이란 시이다.

가을이면 산에 들에 지천으로 핀 수수한 꽃들을 그냥 들국화라고 하나 정작 식물도감에는 들국화는 없고 구절초.쑥부쟁이.개미취라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
'내가 꽃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내게로 다가온다'고 시인이 말했듯이, 구절초.쑥부쟁이.개미취 꽃이름을 맞게 불러 그들에게 더 다가가야 겠다.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는 모두 국화과에 속하지만 꽃 색깔, 줄기, 잎을 비교하면 구별이 가능하다.  
구절초는 꽃이 희거나 옅은 분홍색을 띠지만 쑥부쟁이는 대부분 옅은 보라색이고, 개미취는 더 진한 푸른색을 띠는 보라색이다.
잎으로 구별이 쉽다. 구절초 잎은 긴 타원형이고, 쑥부쟁이 잎은 주변에 굵은 톱니가 있고 위로 갈수록 작아진다. 개미취 잎은 날카로운 톱니(어린 잎은 물결모양 톱니)와 끝이 뾰족하다.
꽃잎은 구절초 꽃잎 끝이 굵고 동글동글하고, 쑥부쟁이는 구절초보다 꽃잎이 길고 날씬하다. 구절초 꽃잎은 뒤로 젖혀지지 않고 쑥부쟁이 꽃은 뒤로 젖혀진다.
개미취 꽃은 쑥부쟁이에 비해서 꽃잎수가 적고 만개한 꽃을 옆에서 보면 뒤쪽으로 젖혀지지 않고 앞쪽으로 몰린 듯이 보인다.

구절초 줄기는 잎이 9마디로 구분되고, 쑥부쟁이는 꽃나무 전체가 좀 복잡하게 엉켜있는 느낌이 든다. 개미취는 윗부분에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가지에 짧은 털이 있다.
향기는 구절초는 국화향이 나지만, 쑥부쟁이와 개미취는 향기가 별로 없다.

3종 모두 우리나라 전국에서 자생하고 중국.몽골.일본등 동북아시아에도 분포한다. 우리 민족의 근거지와 같고 오랫동안 먹거리와 약재로 쓰였으므로 친숙한 식물이다.
구절초(九節草) 이름은 음력 9월 9일에 약효가 가장 좋고 줄기가 아홉번 꺾어진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벌개미취 이름은 들판을 뜻하는 벌, 꽃대에 작은 털들이 개미가 붙어있는 것 같아 개미, 먹을 수 있는 나물 종류라서 취가 붙여진 이름이다.

쑥부쟁이는 쑥과 부쟁이를 합하여, 부쟁이는 취나물 종류의 '부지깽이나물'에서  유래되었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