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遊老園戱題.白雲.村舍秋夜.貧家女.偶吟

도원 정운종 2023. 11. 21. 13:22

<遊老園戱題>

     - 逋翁 李允源

醉臥花前君莫嗔 園中桃李幾時春

曾是王孫歌舞地 不知來者復誰人

취와화전군막진 원중도리기시춘

증시왕손가무지 부지래자부수인

 

취해 꽃밭에 누웠다 나무라지 마오.

정원의 복숭나무는 몇 번째 봄이런가.

일찍이 왕손들이 즐기던 곳인데

누가 다시 찾아올지 모르겠네.

 

<白雲>

     - 松隱 石之屹 송은 석지흘

泠泠溪水入雲聞 南北東西盡白雲

客到白雲迷去向 木蓮花落自紛紛

영영계수입운문 남북동서진백운

객도백운미거향 목련화락자분분

 

산뜻한 계곡물 소리 구름속에서 들리네

사방이 흰 구름으로 덮여

나그네 흰 구름속에서 길을 헤메는데

목련꽃 분분히 떨어지네.

 

<村舍秋夜>

    - 犁邨 朴壽徵 이촌 박수징

喔喔鷄聲動客情 秋風旅館夢難成

開門望見山川色 月上東天萬壑明

악악계성동객정 추풍여관몽난성

개문망견산천색 월상동천만학명

 

꼬꼬댁 대는 닭소리가 객정을 일으키네

가을 바람에 잠 못들어

문 열어 산천의 빛을 바라보니

동쪽에 달이 떠올라 온 골짝을 비치네

 

<貧家女>

     - 劉光澤

拾穗山田薄暮歸 稚兒匍匐臨柴扉

吹火濕薪烟不起 夕餐還到鷄鳴時

습수산전박모귀 치아포도임시비

취화습신연불기 석찬환도계명시

 

산비탈 밭에 이삭줍어 돌아오니 날은 저무는데

어린 아이는 기어서 사립문에 나왔네.

젖은 땔감에 불을 지퍼도 연기조차 일지 않으니

첫닭이 울때나 저녁밥 먹겠네.

 

<偶吟 우음>

     - 權衡作

流水柴門芳草多 午鷄舂杵野農家

幽禽喚起煙霞夢 竹塢深深山日斜

유수시문방초다 오계용저야농가

유금환기연하몽 죽오심심산일사

 

사립문밖 흐르는 물에 초목은 무성하고

한낮에 닭이 모이 쪼는 촌 집에 있네.

아득한 새소리에 단잠을 깨니

대나무 숲 깊은 곳에 석양이 비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