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한자 이야기
오늘은 처서(處暑:곳 처.더위 서)입니다. 처서의 처(處)자 쓰임새가 재미있어 어떤 뜻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보통 처(處)는 장소.곳 이라는 뜻인데, 처서를 "더위가 있는 곳"으로 해석하면 이상하게 됩니다. 이때 '처'는 "더위가 (더워지기전 본래 자리로) 돌아가다 또는 더위를 처분하다." 가 되겠지요.
'처(處)'의 쓰임새는 다양한데 '지위.신분.지내다.담당하다.다스리다.처리하다.멈추다.. .등'에 사용됩니다.
-사용 예-
거래처(去來處).처세(處世).처리(處理).처지(處地).
대처(對處).난처(難處).선처(善處)...처녀(處女)
처녀(處女)의 처는 '본래자리(시집가기전 친정에) 머물다.'뜻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중국말 处[處.chǔ] 는 '장소.지내다' 뜻으로 주로쓰이고, 처녀는 '꾸냥'[姑娘,gūniang:시어미 고.여자 랑]이라 하여, 시가집을 뜻하는 고(姑)자를 쓰지요. 우리는 여자의 본래자리, 친정을 뜻하는 처녀(處女)를 주로 사용하고, 중국은 시가를 뜻 하는 姑娘을 사용함을 보아 문화차이를 알 수 있지요. 즉 우리조상은 친정을 중심으로 하는 여성우위 모계사회 였음을 암시하는 문화.관습이 우리말에 새겨있음을 알수 있지요.
-- 말 속에 남아 있는 문화차이 (예): 우리말 '장가(丈家)가다.' 즉 '장인.장모집에 가다.'(조선시대까진 신랑이 처가에서 1년정도 살다가 신부를 데려옴.)라고 표현 하는 반면, 중국문화는 '친영(親迎)또는 취처(娶妻)'로 '신랑이 신부를 데려오다.'가 되어 신랑집 중심임을 알 수 있음.----
'처서(處暑)'절기에 처(處)의 쓰임과 처녀(處女)어원을 생각하고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화 차이도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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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處]
處자는 본래 処자가 먼저 쓰였었다.
処(처)는 안석궤(几책상)와 뒤져올치(夂머뭇거림, 뒤져 옴)와 그칠지 (止 발을 아래로 향한)가 합해졌다. 걸어서 걸상이 있는 곳까지 가서 머무름의 뜻이다.
이후 금문(위 그림)에서 止자 대신 人(사람 인)자가 쓰여 사람이 탁자에 기댄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사람이 사무를 보는 장소, 어떤 일을 처리하는..기다리는..멈추고 있는 여러 뜻이 포함됐을 것이다.
이후 소전에서는 処자와 범호엄(虍 범의 문채, 가죽)자와 결합하면서 범이 앉아있는 모습의 處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