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赤壁賦 (적벽부)

도원 정운종 2018. 10. 21. 22:10

赤壁賦 (적벽부)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橫江 水光接天.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 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백로횡강 수광접천)
--- 임술년 가을 7월 열 엿세날에 나 소동파는 찾아온 손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서 노닐세, 맑은 바람은 천천히 살랑이고, 물결은 잔잔 하더라. 자 ! 이술 한 잔 받으시게, 그대는 시경 동풍장의 달 밝은 시를 읊조리고, 나는 시경의 관저장 사랑의 노래 부르리니, 이윽고 조금 있으니, 동산에 달이 솟아 올라 북두 견우간에 서성일제, 흰 이슬 물안개는 강에 비끼고, 물빛은 하늘에 닿았더라. ---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歌曰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余懷 望美人兮天一方.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여 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표 표호여유 세독립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가왈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 한 조각 작은 배 가는대로 내어 맡겨,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간다.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탄듯하여 그칠 데를 알 수 없네. 바람은 훨훨 나부끼고, 인간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가 돋치어 신선(神仙)으로 돼 오르는 것 같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도도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니,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로 노를 깎고, 목련가지 다듬어 삿대로 삼아 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치며, 달빛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마음이여, 하늘 저 끝의 임(美人)을 그리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 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蘇者 愀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上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객유취 동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여음 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문 읍고주지리부. 소자 초연정금 위좌이문 객왈 하위기연야.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 조맹덕지시호. 서망하구 동망 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 곤어주랑자호)
--- 객중에 통소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맞추어 반주하니,그 소리 구슬퍼서,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소연 하는 듯, 여음이 가냘프고 길게 이어져, 실 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깊은 골짜기 물속에 잠겨있는 용을 일어나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의 과부를 울릴 듯하다. 나는 슬픈 표정을 하고 옷깃을 여미고는, 단정히 앉아서 손에게 물었다, “어쩌면 그토록 슬프오?”객이 말하기를 “달 밝으니 별은 드물게 보이고, 까막까치 남으로 날아가네.” 하고 읊은 것은 조조의 시가 아니오?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은 서로 이어져, 빽빽하게 푸르렀다.” 이는 맹덕이 주랑에게 곤육을 당하던 데가 아닌가?---

方其破荊州下江陵 順流而東也 舳艫千里 旌旗蔽空.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 安在哉.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鰕而友麋鹿. 駕一葉之扁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蘇者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 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 如彼 而卒莫消長也.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 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 皆無盡也 而又何羨乎.
(방기 파형주하강릉 순류어동야 축 로천리정기폐공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 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황오여자 어초어상저지상 려어하이우미록.
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속. 기부유어 천지묘창해지일속 애오생지수유 이장강지부궁 협비선 이오유포 명월이장종 지불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소자왈 객역지부 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 야영허자 여피이졸 마소장야. 개장자기변자이관 지칙천지 증불능이 일순자기 불변자이관지 칙물여아 개무진야 이우하선호.)
--- 그가 막 형주를 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물결따라 동쪽으로 네려갈 때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에 이어졌고, 깃발들은 하늘을 뒤덮었는데, 술 따르며 강에 임하여, 긴 창 비껴들고 시를 지었으니, 진실로 일세의 영웅이라,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그대와 나,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어하(魚蝦)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 있어서야, 나뭇잎 같은 작은 배를 타고, 쪽박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같은 목숨으로 천지간에 붙어있으니, 아득한 창해에 좁쌀 한 알이라. 우리 삶이 잠깐임이 슬프고, 장강의 끝없음이 부러워서, 비산을 끼고 즐겁게 놀며, 밝은 달을 안고 오래오래 살려고 하나, 그것이 쉽사리 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고, 서글픈 여음을 슬픈 바람에 실어 본거라오. 내가 말하기를, 그대도 저 물과 달이 알고있소? 가는 것은 이와 같이 쉬지 않고 흐르지만, 영영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오. 차고 어지러지는 것은 달과 같지만, 끝내 아주 없어지는 것도 더 늘어나는 것도 않는 다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천지간에 한 순간이라도 변하진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과 나는 모두 무궁한 것이니,또 무엇을 부러워하겠소?---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寓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 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者之所共樂. 
客 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盃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 소유수일 호이박취 유강상지청풍 여 산간지병월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 성색 취지무내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 소공락.
객희이소 세잔경작 효액기진 배 반낭적 상여침자호주중 불지 동방지기백)
--- 게다가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그 주인이 있어서, 나의 것이 아니면 털끝 하나라도 취할 수 없지만, 오직 강위에 부는 바람과 산 사이에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어오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겨지면 색깔을 이루는데,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소. 이는 조물주가 주신 무진장한 보배이며, 나와 그대가 함게 즐기고 있는 것이오. 객이 기뻐 웃으며, 잔 씻어 술을 따르는데, 안주는 이미 바닥났고, 술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졌다. 서로 베게삼아 배 안에 누우니, 동녘이 이미 밝아오고 있는 것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