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군 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에게)
--군 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에게 보낸 인편 (인터넷 편지) 모음--
[아들에게 1]
"忠誠.할수있다."
훈련소 입소식때 사단훈련소 경례구호가 참 좋더구나.
忠은 中(적중할중.가운데중)+心(마음심)으로 "상황과 때에 알 맞는 마음"으로 해석된다. 이런 마음이 각 개인으로부터 확충되어 국가를 위하는 것이 충성스럽게 되는게지.
한마디로 훈련소.군대 생활을 잘 하겠다는 구호로구나.
아들! 우리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하는 어젓하고 당당한 모습을 상상하면
아버지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그럼 또 연락하마. . 제식훈련.각개전투...훈련 잘 받아라.
"충성.I can do
it"
(2018.4.25)
[아들에게 2]
자대를 포병여단으로 배치 받았네. 배치 부대가 적당히 집에서도 떨어지고, 너무 멀지도 않고, 너에게는 딱 맞는 곳일 것 같다. 훈련 잘 받고 있재. 훈련병일 때는 훈련병 노릇 잘 하는 즉 교관님들
시키는 대로 잘하고 배우는 것 이재. 그때그때
상황에 딱 맞게 역할을 잘 하는 것이 군대생활 뿐만 아니라 세상살이도 잘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자대배치 후에는 포병사수.부사수. 포거리계산.관측.. 보초. 때론 포
주변 잡초나 눈제거. 자대에서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맡은 바 역할을 잘하면 군대생활 잘 하는 것이리라. 동료들과 선.후임과 간부들간 좋은 관계.팀워크를 유지하는 것은 아들 주특기니 걱정 안한다.
아들은 눈이 좋아 사격을 잘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아버지 군생활
때는 사격만 잘해도 포상휴가 자주 갔는데...지난주말 포상전화 기다려도 안오더구나.
지난주 훈련소 사이트에 제식 집총 훈련할 때 야무지게 총잡는 아들사진이 찍혔더군. 그리고 실내 교육때 멀리서 찍힌 사진에는 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백만불짜리 밝은웃음을 짓고 있더군. 이젠 각개전투. 화생방.사격
훈련 하겠네. 잘 하고 건강해라.
I can do it.
(2018.5.1)
[아들에게 3]
훈련 받느라 수고 많재.
꽂가루가 날리는 철이라 비염이 심해지지 않는지 걱정된다.
야외 훈련시 꽃가루로 인해 불편하겠지만, 꽃가루는 봄 바람에 날려
수분을 해야 자라고 열매도 맺으므로 지금이 꽃가루 날리는 철이구나하고 생각해라.
훈련소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맛있는 식사를 통해 면역력이 증가되어 스스로 극복하리라 믿는다.
꽃가루 날리는 철. 농사 짓기 시작하는 철. 수확할 철. 겨울 준비 철..과
같이 자연에는 어떤 것을 하기위한 알맞는 철.시기가 있다.
사람에게도 그런 철이 있는 것 같다. 공부할 시기. 군대 시기.사회생활 시작...의 '철'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 모르는 이를 철부지(不知)라
하고, 반대로 철이 들다.라는 말도 있다.
아들은 인생에서 지금이 군대생활을 하기가 좋은 철이고, 군대를 마치면
또다른 시기를 맞이하는 철든 사람이 되겠구나.
오늘 5/5일은 24절기상
立夏(설립.여름하)가
되어 여름에 들어서게 된다. 입하의 입자가 入(시작하다.들어가다)이 아닌 立(서다)을 사용한 것은, 본격적으로 더운 여름시작이 아닌, 더위가 막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뜻이지.(임신 하는 것을 '아이가 서다'.의 '서다' 표현처럼 조금씩 생긴다는 뜻.)
그럼 가장 더운 때가 언제일까 ?
태양이 가장 많이 내려쬐는 즉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 (夏至)인 6월 21일경 이 되어야
할까. 그런데 실제로는 1달 뒤인 대서(大暑)가 가장 더울 때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심심할때 생각해보기..)
군대생활을 통해 철든 덕화로 변신을 기대하며..(철든다하며 철로만든
대포를 너무 무리하게 들지는 말고..ㅋ)
이어지는 각개전투.사격 훈련 잘 받아라.
할수있다. I can do it. できる (出来る). 办得到 (辦得到 bàn ‧de dào)
--아버지가—
[아들에게 4}
그럼 전승(全勝 완전할 전.이길승) 이야기로.. 완전한 승리(全勝)는 백전백승(百戰百勝 백번싸워도 백번이긴다)이라 생각된다.
百戰百勝은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에서 나온말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지. 전쟁 뿐만아니라 모든 경쟁사회.조직에도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적(남)을 아는 것은 물론 중요하고, 자기자신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 자기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략과 전술을 가지고 전쟁.경쟁에 임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뜻이지.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말도 자신을 아는 것이야 말로 중요하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일게다.
이젠 훈련소 생활 적응이 되었겠구나. 동기들간 같이 훈련 받으며 땀흘리고, 같이 먹고 자면서 동지애.전우애가 생기겠구나. 이젠 사격훈련도 하겠구나. 사격은 영점을 잘 잡아야 되재.
知銃知己 定零點 百發百中 (지총지기 정영점 백발백중, 총을 알고 내몸을 알아 영점을 잘 조정하면 백발백중)이겠네.
내일은 너의 증조할아버지 제사일이다. 아들이 군대생활 잘하고 있고 앞으로 건강하게 제대할 수 있도록 살펴주세요라고 절 할께. 씩씩한 아들모습을 훈련소 사이트 사진에서 볼 수 있었다. 늠름하더군.
전승 할수있다 !
[아들에게 5]
멋진사나이! 군가를 배우겠군.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사나이 ♬
아들도 의젓하고 씩씩한 군인으로 변하고 있겠구나. 훈련소 수료식에서
이등병 계급장 달 날이 멀지 않았네. 훈련소 입소때는 5주가
길게 느껴졌겠지만 지나고 나면 금새 지나간 걸 느낄수 있을게다.
아들 멋진 모습을 보기위해 엄마랑 수료식에 참석할꺼다. 특별히 가지고
갈 건 없재 ? 행군은 잘 했나. 비가 와서 더 힘들겠다. 수고했다. 악천후 조건에도 '할수
있다'는 군인정신 과 전우애가 더 발휘되재. 아버지가 논산훈련소에서
행군할 때, 뒤에 쳐진 동기들 총도 들어주고 낙오하지 않도록 격려 해주고 했더니 수료식때 연대장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구나.
각개전투..훈련소 남은 기간도 마무리 잘 해라.
- 마무리 이야기
-대나무가 죽죽 잘커는 이유가 뭔지 알지 ? 마디가 있기 때문이지. 중간중간에
매듭을 짓고 또 주-욱 자라고 또 한 마디를 짓고... 아들도 훈련소시절 한 매듭을 잘 짓고,
새 마디인 자대배치 , 자대에서 새 생활에 적응해 나가라...
그러면 군대생활이 대나무가 마디마디를 지으며 높이 성장하듯, 우후죽순 (雨後竹筍:비온뒤 대나무순) 자라듯, 쭈욱 빨리 잘 지나갈 거다.
- 대나무가 잘 자라는 이유 2 :
대나무는 심이 없다. 속을 비우는 거지. 속상하거나, 욕심으로 찬 속이 없고 비어져 있는게지. 무심! 야구선수는 무심타법으로 잘치고, 사격할때 무심하게 방아쇠를 당기면
백발백중 할수있고, 서부영화 주인공이 무심하게 악당보다 더 빠르게 총을 뽑아 이기고 하듯.. 대나무처럼 무심하면 모든 일을 유연하게 잘 할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 편지을 통한 아버지의 고리타분한! 이야기 읽느라 수고했다. 들어 놓으면 언제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 수료식때 보자. 전승! 할수
있다.
(2018.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