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격물치지 (格物致知)

도산서당(陶山書堂) 현판의 서(書)와 새

도원 정운종 2021. 11. 11. 18:26

[도산서당(陶山書堂) 현판의 ()와 새]

도산서원(陶山書院)내 도산서당(陶山書堂)의 현판 글은 퇴계선생이 직접 쓰신 것이라 한다. 서당(書堂)의 글서()자 아래 가로 왈()자 안에 새 한마리가 보인다. 성리학은 물론 한문에도 일가를 이루신 퇴계선생의 글씨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도산서당 현판에 후학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어떤 비밀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하여 그 뜻을 추정해 본다.

 

새는 알에서 부화(孵化)하고 날기까지 과정은 공부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이 부화하기 까지 어미새가 품고 온기를 골고루 유지 해야한다. 이윽고 새끼 부리가 야물어질 쯤 안에서 껍질을 두드리면 밖에서는 어미새가 쪼아주어 알을 깨고 나온다. 학생은 스스로 노력하고 스승은 도와주어 알에서 깨어 나오게 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이야기가 적용되는 것이다. 부화(孵化)와 같은 변화 (變化 : 외부의 변동, 본질,속성이 바뀜을 강조)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 학문의 과정인 것이다.

이후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아직 날지 못한다. 어미새로 부터 먹이를 받아먹고, 날개에 힘이 생기면 날기 학습(學習)을 시작한다. 둥지에서 어미새의 몸짓, 소리를 듣고 배우()고는, 이후는 끊임없는 연습()이 시작된다. 익힐 습()자에 깃우()가 들어간 것은 어린새가 수백, 수천 번의 연습을 거쳐야 마침내 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문의 과정도 새가 날기까지의 과정과 같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퇴계선생께서 도산서당 서()자 속에 새를 그려 넣은 이유는 이와 같이 새가 알에서 깨고 나오고, 날기 까지의 본성을 공부하는 이들도 보고 배우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퇴계선생 글씨 현판에는 '시습재(時習齋)'가 있다. 공자께서 논어 첫 구절에서 말씀하신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 맞춰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를 함축한 것이다. 배우면 어떻게 되는지 질문에 대한 답은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불역열호의 기쁠 열()자를 보면 어떠한 기쁨인지 알 수 있다. 기쁠 열은 (말씀 언) + (바꿀 태)벗을 탈로도 읽는다. 학문을 통해 느끼는 기쁨은 새가 알에서 탈피할 때의 기쁨. 날기를 배운 완성체 새가 된 후의 기쁨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도산서당(陶山書堂) 현판의 집 당()자 지붕위에 뭉게 구름 2개가 보인다. 이것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또 추정해 본다.

구름이 그려진 집 당(堂)은 주역 8괘의 못 택()의 상(象)으로 보인다. [지붕위 구름 두 조각 (- -), 건물(), 기초()] 그리고 ()자 속의 새가 날아가는 곳은 하늘 천()이므로 조합하 천택리(天澤履)괘가 된다.

[천리에 순응하며 행동해라. 그러면 호랑이 꼬리를 밝아도 물리지 않고 형통하다. (履虎尾 不咥人 亨)]의 괘풀이 처럶 당당히 학습하고 행동함을 강조 한 것일게다.

그러면 도산(陶山)은 도(질그릇)가 나는 땅()과 산()이니, 지산겸(地山謙)괘가 된다. [겸손하고 겸손해라 그러면 보람된 일생을 보낼 것이다. (謙 亨 君子有終)], 그리고 한자"()은 경()이다.”라고 하므로, 퇴계선생 가르침의 정수인 경()을 가르키고 있다.

도산서당(陶山書堂) 현판에 주역의 '지산겸'과 '천택리'를 코드를 숨겨놓은 것일 지도 모른다. 즉 배우는 이는 겸손하고 경()해야 하고 배운 것을 실천할 것을 가르키는 것으로 보인다.

 

도산서당(陶山書堂)()자 안의 새 그림에서 공부하는 이가 본 받아야 새의 본성과 주역코드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해보며, 그 진의는 퇴계선생이 남긴 여러 문집과 사상에서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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