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고전단상/推句 (추구) 6

抽句 (추구) 6 - 청춘과 학문

春北秋南雁 朝西暮東虹 柳幕鶯爲客 花房蝶作郞 (춘북추남안 조서모동홍 유막앵위객 화방접작랑) 봄에는 북으로 가을엔 남으로 나는 것은 기러기요, 아침에는 서쪽으로, 저녁엔 동쪽으로 무지개 피네. 버드나무 장막에는 꾀꼬리가 길손 되고, 꽃 부리엔 나비가 신랑되네. 日華川上動 風光草際浮 明月松間照 淸泉石上流 (일화천상동 풍광초제부 명월송간조 청천석상류) 햇빛은 시냇물 위에서 넘실거리고, 바람 빛은 풀 사이에 떠 있다네.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맑은 샘은 돌 위를 흐르는구나. 靑松夾路生 白雲宿簷端 荷風送香氣 竹露滴淸響 (청송협로생 백운숙첨단 하풍송향기 죽로적청향)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자라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고 있네. 연꽃 바람은 향기를 보내오고, 대나무 이슬 맑은 소리로 떨어지네. 谷直風..

抽句 (추구) 5 - 말과 소

馬行千里路 牛耕百畝田 馬行駒隨後 牛耕犢臥原 (마행천리로 우경백무전 마행구수후 우경독와원) 말은 천리의 길을 가고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가는 구나. 말이 길을 가니 망아지가 뒤따르고 소가 밭을 가니 송아지 들판에 누워 있구나. 狗走梅花落 鷄行竹葉成 竹筍黃犢角 蕨芽小兒拳 (구주매화락 계행죽엽성 죽순황독각 궐아소아권) 강아지 달려가니 매화 꽃이 떨어지고 닭이 지나가니 댓닢이 생겨나네. 죽순은 누런 송아지 뿔이요 고사리순은 어린아이 주먹이구나. 天淸一雁遠 海闊孤帆遲 花發文章樹 月出壯元峰 (천청일안원 해활고범지 화발문장수 월출장원봉) 하늘 맑은데 한 마리 기러기 멀리 날아가고 바다 너른데 외로운 돛단배 더디 가는구나. 꽃은 문장 나무에서 피어나고 달은 장원봉에서 나오는구나. - 遲 : 더딜 지 - 1,2구 출전 ..

推句 (추구) 4 - 강산을 노래함

細雨池中看 微風木末知 花笑聲未聽 鳥啼淚難看 (세우지중간 미풍목말지 화소성미청 조제누난간) 가랑비는 못 가운데서 보이고, 산들바람은 나무 끝에서 알 수 있다네.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울어도 눈물을 보기 어렵네. 白鷺千點雪 黃鶯一片金 桃李千機錦 江山一畵屛 (백로천점설 황앵일편금 도리천기금 강산일화병) 백로는 수천 송이 눈이요,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 금덩이네.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다.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棹穿波底月 船壓水中天 (조숙지변수 승고월하문 도천파저월 선압수중천) 새는 연못 가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리네.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배는 물 속의 하늘을 누르네. -. 1,2구 : 가도(賈島)의 題李凝幽居(제이응..

推句 (추구) 3 - 자연과 삶

洗硯魚呑墨 煮茶鶴避煙 松作延客蓋 月爲讀書燈 (세연어탄묵 자다학피연 송작연객개 월위독서등)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차를 달이니 학이 연기를 피하네. 소나무는 손님 맞는 일산이 되고, 달은 글 읽는 등불이 되네. -. 蓋 : 덮을 개 花落憐不掃 月明愛無眠 月作雲間鏡 風爲竹裡琴 (화락련불소 월명애무면 월작운간경 풍위죽리금) 꽃 떨어져도 아까워 쓸지 못하고,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이루네.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바람은 대나무 속의 거문고가 되네. -. 裡 : 속 리 掬水月在手 弄花香滿衣 五夜燈前晝 六月亭下秋 (국수월재수 농화향만의 오야등전주 유월정하추) 물을 움켜쥐니 달이 손 안에 있고,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네. 깊은 밤도 등불 앞은 대낮이고, 유월에도 정자 밑은 가을..

推句 (추구) 2 - 일상(日常)

天地人三才 君師父一體 天地爲父母 日月似兄弟 (천지인삼재 군사부일체 천지위부모 일월사형제) 하늘 땅 사람은 삼재요, 임금 스승 부모는 한 몸이라네. 하늘과 땅은 부모가 되고, 해와 달은 마치 형제 같다네. 夫婦二姓合 兄弟一氣連 父慈子當孝 兄友弟亦恭이 (부부이성합 형제일기연 부자자당효 형우제역공) 부부는 두 성의 결합이고, 형제는 한 기운이 이어졌다. 부모는 사랑하고 자식은 마땅히 효도해야 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 또한 공손해야 한다. 父母千年壽 子孫萬世榮 愛君希道泰 憂國願年豊 (부모천년수 자손만세영 애군희도태 우국원년풍)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고, 자손은 만 대에 영화롭네. 임금을 사랑하여 도가 태평할 것을 바라고, 나라를 걱정하여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네. 妻賢夫禍少 子孝父心寬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처현..

推句 (추구) 1 - 천시(天時)와 사시(四時)

추구(推句)는 조선시대에 주로 초학자들의 문장연습용 교재로 쓰였다. 추구(推句) 의 한자인 추천할 추(推) 와 글귀 구(句) 뜻 그대로 글 귀(싯구)를 가려 뽑아 놓은 모음집이다. 이백 도연명과 같은 유명시인의 시 5언 4구씩 총 60개의 문장이 실려 있다. 그 내용은 천지자연, 일상 생활 그리고 학문을 권장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뽑을 추(抽)를 사용하여 추구(抽句)라고도 한다. 1. 천시(天時)와 사시(四時)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 月出天開眼 山高地擧頭 (천고일월명 지후초목생 월출천개안 산고지거두)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란다. 달이 나오니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이다. 東西幾萬里 南北不能尺 天傾西北邊 地卑東南界 (동서기만리 남북불능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