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근담 (菜根譚) : 명나라 홍응명(洪應明. 자는 自誠, 호는 還初道人)의 저서로 자기 수양서이다. 유불선(儒佛仙)의 정수가 집약되어 있다. 채근(菜根)은 청빈과 단련을 통해 나온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소학에 '인상교득채근 즉백사가성 (人常能咬菜根 卽百事可成. 나물뿌리를 늘 씹어 먹을수 있다면 세상 어떤일도 할수 있다.)'의 뜻대로 나물뿌리와 같은 험한 음식을 먹는 곤궁함에서도 주관을 지킬 줄 아는 정신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또는 나물을 키우는 뿌리, 근본을 잘 지키라는 말로도 볼 수 있다.
채근담은 후대에 광본(廣本)과 약본(略本) 두가지 판본이 생겨났으며, 한용운의 '정선강의 채근담(精選講義 菜根譚)'은 청나라 건륭시대의 승려 내림(來琳)이 간행한 광본(廣本)을 위주로 하고 있다. 여기서는 한용운의 '채근담'을 기준으로 공부하고 적는다.
1. 옥같은 인품 단련하기
欲做精金美玉的人品 定從烈火中鍛來
思立欣天揭地的事功 須向簿氷上履過
(욕주정금미옥적인품 정종열화중단래
사립흔천게지적사공 수향부빙상리과)
순금이나 좋은 옥과 같은 인품을 만들기 원한다면 뜨거운 불 속에서 수없이 정련해야 한다.
천지를 놀라게 할 만한 높은 공적을 쌓으려면 살얼음 위를 걷듯 해야 한다.
-. 做 지을 주 ; 作(작)의 속자(俗字).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과 음(音)을 나타내는 故(고→주)가 합(合)함. 看做 간주
-. 從 좇을 종 ; 彳(조금 걸을 척)자와 止(발 지)자, 从(좇을 종)자가 결합
-. 欣 기쁠 흔 ; 뜻을 나타내는 하품흠(欠 ☞ 하품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함께 웃음소리를 나타내기 위한 斤(근)으로 이루어지며, 입을 열고 웃으며 즐거워하는 뜻
-. 揭 높이 들 게/걸 게, 질 걸, 높이 쳐들 알 ;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높이 들어올리다의 뜻( 擧(거))을 나타내기 위한 글자 曷(갈→게)로 이루어짐.
-. 須 모름지기 수/수염 수 ; 須자는 頁(머리 혈)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 본래 ‘수염’을 뜻했던 글자였다. 수염은 남성의 상징이면서도 성인의 증표였다. ‘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모름지기’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갖게 된다. 必須 필수, 須臾 수유
-. 精金美玉 : 순수하게 정련된 금과 아름다운 옥.
-. 欣天揭地 : 하늘을 번쩍 들고 땅을 들어올림.
2. 한 생각이 잘못되면 백가지 행동이 잘못된다.
一念錯 便覺百行皆非 防之當如渡海浮囊 勿容一針之罅漏
萬善全 始得一生無愧 修之當如凌云寶樹 須假衆木以撑持.
(일념착 변각백행개비 방지당여도해부낭 물용일침지하루.
만선전 시득일생무괴 수지당여능운보수 수가중목이탱지)
생각 하나가 어긋나면 백가지 행동이 모두 잘못됨을 깨닫게 된다. 이를 방지 할려면 바다를 건널때 쓰는 부낭에 바늘구멍만한 틈도 용납하지 않게 하듯이 해야한다.
일만 가지 선함이 온전히 갖추어져야 비로소 일생에 부끄러움이 없다. 선을 닦을 때는 구름을 찌를 듯한 높은 나무가 뭇 나무들에 기대어 지탱되듯이 해야한다.
-. 錯 어긋날 착, 둘 조 ; 金(쇠 금)자와 昔(옛 석)자가 결합. 昔자는 ‘옛날’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석→착’으로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錯자는 본래 금속이나 도자기 겉면에 무늬를 새기고 금이나 은, 자개 등의 재료를 끼워 장식하는 ‘상감’이라는 뜻으로 만들여졌다. 이런 상감방식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후에 ‘어긋나다’나 ‘어지럽다’라는 뜻을 갖게 된다.
-. 便 편할 편, 똥오줌 변 ; 人(사람 인)자와 更(고칠 경)자가 결합. 更자는 탁자와 채찍을 함께 그린 것으로 ‘고치다’라는 뜻이 있어, 更자에 人(사람 인)자를 더한 便자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불편해한다는 것은 대소변을 의미하여 본래 ‘똥오줌’을 뜻했다. 참았던 대소변이 해결하게 되면 몸과 기분이 편해지므로 후에 ‘편하다’라는 뜻도 갖게 된다.
-. 囊 주머니 낭 ; 뜻을 나타내는 입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襄(양→낭)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함.
-. 罅 틈 하 ; 뜻을 나타내는 장군부(缶 항아리, 질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虖(호)가 합(合)
-. 假 거짓 가, 멀 하, 이를 격 ; 人(사람 인)자와 叚(빌 가)자가 결합. 叚는 물건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人자가 더해지면서 ‘물건을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이 되고. ‘빌려주다’나 ‘임시’를 뜻했다. 후에 진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확대되어 ‘거짓’이나 ‘가짜’라는 뜻을 갖게 된다.
3. 바쁜일은 한가할 때 점검해라.
忙處事爲 常向閒中先檢點 過擧自稀, 動時念想 預從靜裏密操持 非心自息.
(망처사위 상향한중선검점 과거자희, 동시념상 예종정리밀조지 비심자식.)
바쁠때 일 처리를 위해, 한가할 때 미리 해야할 일을 점검하면 잘못된 행동이 저절로 줄어든다. 행동할때 마음을 지키기 위해, 고요할 때 미리 은밀한 생각을 잡아두면 그릇된 마음이 절로 멎는다.
-. 閒 ; 한가할 한, 사이 간, 門(문)과 月(월)의 합(合). 문짝 사이로 月光(월광)이 새어 들어오고 있음의 뜻에서 틈,사이의 뜻.
-. 過擧 ; 지나친 거동(擧動). 잘못된 행동
4. 본래 참모습을 보는 법
爲善 而欲自高勝人 施恩 而欲要名結好, 修業 而欲 驚世駭俗 植節 而欲標異見奇,
(위선 이욕자고승인 시은 이욕요명결호 수업 이욕 경세해속 식절 이욕표이견기)
此皆是善念中戈矛 理路上荊棘, 最易夾滯 最難拔除者也.
(차개시선념중과모 이로상형극 최이협체 최난발제자야)
須是滌盡渣滓 斬絶萌芽 纔見本來眞體
(수시척진사재 참절맹아 재견본래진체)
선(善)을 행하되 스스로를 높여 남을 이길려 하고, 은혜를 베풀되 명예를 구하며 좋은 결과를 맺고자 하고,
수양을 하되 세상을 놀라게 하고 풍속을 해괴하게 하고, 절의(節義)를 세우되 특이함을 과시하며 기이함을 보이고자 하면, 이 것들은 모두 선한 생각속의 창칼이요 도리를 향한 길위에의 가시이다. 이는 가까이 가지고 있기는 참으로 쉽지만 뽑아 없애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모름지기 이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고 싹을 잘라 없에야만 비로소 본래의 참 모습이 보인다.
-. 駭 ; 놀랄 해
-. 荊棘 ; 가시나무 형, 가시 극
-. 滯 ; 막힐 체 ‘막히다,쌓이다,정체되다’. 水(물 수)와 帶(띠 대)자의 결합. 帶자는 허리띠 모양으로 ‘띠’나 ‘띠를 두르다’라는 뜻으로, 滯자는 “물(水)을 묶어두다(帶)”.
-. 渣滓 ; 지거기 사, 찌거기 재, 가라앉은 찌꺼기.
-. 纔 : 겨우재, 밤색 삼
5. 마음속의 사소한 장애도 잊어라.
能輕富貴 不能輕一輕富貴之心 能重名義 又復重一重 名義之念
(능경부귀 불능경일경부귀지심 능중명의 우복중일중 명의지념)
是事境之 塵氛未掃 而心境之芥蔕未忘 此處拔除不淨 恐石去而草復生矣
(시사경지 진분미소 이심경지개대미망 차처발제부정 공석거이초부생의)
부귀를 가벼이 여길 줄 알아도 부귀를 가벼이 여기는 마음은 가벼이 못 하고,
명예와 의리를 중히 여길 줄 알아도 명의를 중히하는 마음까지 중히 한다면,
이는 현상 세계의 더러운 먼지를 쓸어 버리지 못함이요, 마음속의 사소한 장애를 잊지 못한 것이다.
이것까지 뽑아내어 깨끗이 못 하면 돌을 치웠으나 잡초가 다시 살아날까 두려워함과 같다.
-. 事境 : 외부 현상세계, 心境 : 마음 세계
-. 塵氛 : 티끌진, 기운 분, 오염된 기운
-. 芥蔕 : 작은풀 개, 꼭지체/밑대, 작은 가시라는 뜻으로, 마음속에 맺힌 사소(些少)한 일
-. 拔 : 뽑을 발, 본래 나무를 손으로 잡아 뽑는 모습에서 ‘뽑다’라는 뜻.
6. 마음 작용하는 기틀을 길러라.
紛擾固溺志之場 而枯寂亦槁心之地. 故學者當棲心玄默 以寧吾眞體. 亦當適志恬愉 以養吾圓機.
(분요고익지지장 이고적역고심지지. 고학자당서심원묵 이영오진체. 역당적지염유 이양오원기)
소란스러운 곳은 의지를 잃게 하는 곳이며, 너무 적막한 곳도 또한 마음을 메마르게 한다.
그러므로 배우는이는 마음을 현묘한 침묵에 머물게 하여 자신의 참된 본체를 편안하게하고, 의지는 안정되고 즐거운 곳에 마땅히 두어, 자신의 원만한 마음 작용(圓機)을 길러야 한다.
-. 擾 : 시끄러울 요, 騷擾 (소요)
-. 枯 : 마를 고, 榮枯盛衰 (영고성쇠), 槁 : 마를 고
-. 玄(元)默 : 현묘한(큰) 침묵
-. 恬 : 편안할 념, 愉 : 즐거울 유 愉快 (유쾌), 구차할 투
-. 機 : ‘기계.베틀.기회’, 幾(몇 기)는 베틀을 그린 것으로 幺(작을 요),人(사람 인),戈(창 과)로 구성되어 있다. 베틀로 옷감을 짜기 위해서는 날실을 수 없이 올렸다 내려야 하므로 ‘몇.얼마.자주’라는 뜻으로 파생되고, 木(나무 목)자를 더한 機자가 베틀을 뜻하게 된다. 베틀에 따라 베가 잘 짜이던지 실패를 하게 되므로 ‘기미.낌새.기회’라는 뜻이 파생된다.
-. 圓機 : 원만하여 세상 어디에나 적용되는 기틀, 외물(外物)로 부터 속박 받지 않는 본연의 기틀이나 원리.
7. 학문의 진면목
無事 便思有閒雜念想否 有事 便思有麤浮意氣否. 得意便思有驕矜辭色否 失意便思有怨望情懷否.
時時檢點 到得從多入少 從有入無處 纔是學問的眞消息.
(무사 변사유한잡념상부 유사 변사유추부의기부. 득의변사유교긍사색부 실의변사유원망정회부.
시시점검 도득종다입소 종유입무처 재시학문적진소식)
일이 없으면 곧 잡된 생각이 있지 않은지 살피고, 일이 있으면 곧 경박한 위지가 있지 않는지 살피고, 뜻대로 되어 갈때는 교만한 언사와 얼굴빛이 있지 않는지 살피며, 뜻대로 잘되지 않을 때는 남을 원망하는 감정을 품고 있지 않는지 살핀다.
이렇게 수시로 점검하여 많은 것은 적게 만들고 있는 것은 없애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진정 학문의 진면목이다.
-. 便 : 편할 편, 똥오줌 변, 곧 변. 便자는 人(사람 인)자와 更(고칠 경)자가 결합. 更자는 탁자와 채찍을 함께 그린 것으로 ‘고치다’라는 뜻이다. 人(사람 인)자를 더한 便자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똥오줌)을 바로잡는다가 된다. ‘똥오줌’ 을 참았던 것에서 해결되면 몸과 기분이 편해져 ‘편하다’라는 뜻도 갖게 된다. 또 更의 '一과由'는 모양이 매달아 놓은 종 모양, 아래는 손으로 채를 잡고 있는 모양으로 보아, 종을 친다는 데에서 '알리다.소식.방문'의 뜻도 갖게 된다. 便宜(편의), 郵便(우편), 便紙(편지), 相對便(상대편), 便是(변시. 다른 것이 없이 곧)
-. 麤浮 : 거칠추, 뜰부. 거칠고 가벼움
-. 意氣 : 의지와 객기
-. 驕矜 : 교만할교, 자랑할 긍.
-. 辭色 : 말과 표정. 말씨와 그 말을 하는 기색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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