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사집 뒤를 산책하던 중 이구산으로 오르는 길이 최근에 시멘트포장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상사마을 회관을 지나는 길 따라 올랐다. 이구산은 중국 산동성의 공자님의 고향마을 산이름에서 따오고, 풍수지리상 상사.초보로 쭉 뻗어나간 용의 머리라 했던가. 감나무 밭을 지나고 고사리 밭을 지나니 전망대 정자가 있어 마을 전체를 조망 할 수 있었다. 고가마을에 어울리는 더 늘어난 기와집들과, 들판의 많은 딸기하우스는 발전하는 마을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마을의 겉 모습 못지않게, 주민들과 방문자들을 위한 컨텐츠.문화가 개발되고 내실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산 정상부근에 일부 돌담 성곽과, 정상에는 참호 흔적이 남아있었다. 돌담과 참호흔적은 우리 근.현대사였던 조선말 진주.단성지역 농민의병. 동학운동그리고 일제치하. 815광복과 625를 거치는 시간.공간속에서 삶을 꾸려간 선대들의 흔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혼란과 격랑기 속에서 마을을 지키기 위한 성곽이었을 것이고, 또는 목숨과 이념을 지키기 위해 산으로 숨으든 이들의 진지였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 되어 숙연해 졌다.
내려오는 길에 감나무 밭을 운영하는 박선배를 많났다. 감나무를 자식처럼 키우고 밭을 일구고 있는 것 같았다. 몇몇 감나무 가지마다 접붙인 자국이 선명하여 물으니, 대봉감나무에 단감을 접붙였다 한다. 올 가을 결실때는 한그루 감나무에 대봉과 단감이 같이 열린 것을 볼 수있다 한다. 올 가을 대봉단감의 맛이 기대된다.
이구산으로 난 길 덕분에 마을 조망도 즐기고, 마을 역사도 생각하고, 감나무도 보고 ..즐거운 아침나절 산책이었다.
마을을 지키고, 가꾸기위해 애쓰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아름다운 고향이 더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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