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요(堯)임금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아들들인 태양10개가 하늘에 동시에 떠서 날뛰었다. 가뭄이 들고 곡식이 타 버려 세상은 난리가 났다. 이때 명사수 예(羿)가 나서 열 개의 태양을 향하여 활을 쏘아 그중 아홉 개를 떨어뜨리니 태양들로 인한 소동은 진정되었다.
그리고 예는 사람들을 괴롭히던 괴수들을 차례로 처치하여 세상을 평화롭게 했다.
옥황상제는 아들 아홉을 죽인 예를 천상에서 지상세계로 강등시켜 버렸다. 예는 다시 천상으로 가기위해 곤륜산(崑崙山) 여신인 서왕모(西王母)를 찾아가 선약을 얻었다. 그런데 예의 아내 항아(姮娥)가 남편 예가 사냥 나간 사이에 선약을 혼자 다 먹어 버렸다. 항아는 선약을 먹고 하늘로 올라갔지만, 선약을 훔친 벌을 받아 두꺼비로 변하여 달에 몸을 숨겼다.
지금도 달에는 두꺼비 모습의 항아를 볼 수 있고, 중국 달 탐사위성을 ‘항아’라고 이름 짓는다.
예는 생의 마지막도 드라마틱하다. 예의 죽음에 관한 기록은《맹자(孟子)·이루하(離婁下)에 보인다. “봉몽(逢蒙, 방몽)은 예에게서 활쏘기를 배웠는데, 예의 도(道)를 다 배우고서는 천하에 자기보다 나은 것은 오직 예뿐이라고 여겨 이에 그를 죽였다.” 복숭아나무 몽둥이로 때려죽였다고 한다. 이에 원한을 품은 예가 흉신(凶神)이 되어 돌아왔는데 복숭아나무 가지를 걸어둔 집에는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올리지 않는 이유는 ‘귀신이 복숭아나무를 무서워한다’라는 속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