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퇴직 기념 여행>
5/26 (1일차)
일사천리 친구 회갑(계묘생) 여행을 겸해 5월 26-27일 1박 2일 일정으로 친구 10명이 출발한다.
26(금)아침 용산역 출발 KTX 를 타기 위해, 친구들이 속속 도착하여 모닝 커피후, KTX 409 (용산 08:19 ~ 목포 10:51) 11호차 좌석에 둘러 앉으니. 친구들과 기차타고 여행하는 기분이 실감난다. 창원에 사는 친구는 전일 늦게까지 일을 마무리하느라, 당일 아침에 창원서 출발하여 오송역에서 도킹 성공한다.
목포역에서 “감동여행사”의 차량으로 목포여객선 터미널로 이동하고, 주변 식당에서 연포탕과 낙지볶음으로 점심식사 한다. 목포 낙지는 뻘에서 자라서 맛이 부드러운게 특징이다. 터미널에서 여행사 직원을 만나 승선권, 주의사항을 듣고 홍도행 배 (목포 13:00 ~ 홍도 15:30, 동양훼리)를 타고 목포-신안군 다도해 바닷길로 도초도.비금도와 흑산도를 거쳐서 바다 바깥(해외) 홍도에 도착한다. 잔잔한 파도로 준비했던 멀미약과 귀밑에는 별 필요가 없다. 홍도 여객터미널 근방 숙소 광성스테이 3~4인실 방 3개에 잠버릇(코골이 상중하)기준으로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숙소에 짐을 풀고 홍도전망대-깃대봉 데크길을 트래킹하며, 확트인 홍도를 조망하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용 플랭카드 “백세인생 60부터, 일사천리 친구 회갑여행”을 펼치고 찍는 사진포즈가 머쓱하다. 지나는 관광객(여고 동창 70세 기념 여행자들 등..)들이 “젊은 사람들이구먼” 하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젊었을 적에 친구들. 동네사람들간 홍도 여행한 단체사진을 앨범이나 사진액자 속에서 본 기억이 데쟈부 되는 것 같다. 홍도에 자생하는 꼬마밤나무(너도밤나무)꽃과 그 향기가 섬 산을 오르는 길에 가득했다. 정상 깃대봉 (왕복 2시간여 거리)까지 오르기를 시도했지만 저녁식사시간에 맞추기 위해 중간능선에서 돌아 내려온다.
해질무렵 숙소건너편 몽돌해변에 있는 광성횟집에서 회와 잎새주로 계묘생 환갑을 서로 축하하고, 운종은 34년 6개월의 직장생활을 마치느라 수고했다고 건배한다. 아름답기 소문난 홍도 일몰은 흐린날씨로 인해 구경하지 못하지만 호호탕탕한 서해 지평선을 바라보니 호연지기가 절로 생기고 술잔은 늘어난다. 회는 모두 자연산이라고 하나 약간 싱거운 느낌이고 오히려 추가주문한 전복.소라가 더 싱싱했다. “백세인생 60부터 ~” 플랭카드를 횟집 벽에 과감히 붙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주변 손님들도 웃으며 축하해준다.
어두워져 숙소로 돌아와 일찍 쉬는 이, 큰방에 모여 한잔 더 하는 이, 포카판 팀으로 나눠진다. 포카판은 별 재미가 없어 일찍 접는다. 늦은 밤까지 숙소옆 해변나이트에서 나오는 노랫가락이 나이트 족을 유혹하니, 나이트에 입장해 다른 손님그룹들 분위기에 맞춰본다. 5~60대 내외 아줌씨, 아저씨들이 참여하는 70~80년 식 나이트에 노래방 분위기이다. 노래 두어곡 부르고 나오니 밤은 깊어져 자정이 지난다. 잠이 오지 않아 친구와 준비한 낚시대를 펼쳐보기나 하자하고 몽돌해변에서 낚시대를 내리니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한다. 가져간 소주한잔 할 즈음 게르치 한마리가 물기 시작하더니 계속 입질을 한다 비를 맞으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우럭 작은놈 3~4마리 큰놈(30cm) 두마리 잡는다. 운종 '인생낚시' 우럭 대물은 배가 불룩해서 새끼를 밴것 같아 살려준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아침에 탕이나 구이로 먹을 것을 생각하며 식당에 들어가 장만해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5/27 (2일차)
아침 6시반에 아침식사후 홍도 유람선 관광일정으로 시작한다. (모두 분주한 아침이라 지난밤 잡은 우럭은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기예보에는 새벽에 잠깐 비가 온다 하여 안심하였으나 유람선 탈 때까지 계속 비가 제법 온다. 한 편 약간 불안했으나 파도는 잠잠해서 유람선 관광은 별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사진찍기 좋은 조건이다.
유람선 선장의 전라도 사투리 멘트와 함께 보는 홍도 섬 일주 비경은 최고였다. 일생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란 말이 실감났다. 옛 달력 이나 애국가 화면에 나오는 해안 바위, 절벽, 홍도 섬 경사면의 나무들은 과연 절경이었다. 중간에 선상에서 파는 회를 맛볼 기회도 주어졌다. 마치 베트남 관광지에서나 경험해본 듯한 형식이다. 횟감을 실은 작은 배가 유람선에 붙여 회를 판다. 우리도 맛만 보자는 생각에 1개 주문으로 시작하였으나, 싱싱한 회에 소주 맛이 좋아 계속 추가 주문 한다.
2시간여 홍도 섬 일주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흑산도행 배편을 기다리는 30여분 동안 선창가 해녀 포장마차에서 해삼.소라로 다시 한잔 더한다. 친구들과 낮술은 취하지도 않는다.
10시 반경 흑산도 행 훼리를 30분 정도 타고 흑산도 예리항에 내려 섬 일주 관광버스에 올라 섬을 완전히 한 바퀴 돈다. 섬 산의 급경사면 일주 도로를 버스로 돌며 서해안 섬들을 조망하고 흑산도 아가씨 노래 기념비에서 기념 쵤영한다. 정약전 선생이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자산어보를 집필한 마을도 지난다. 흑산도 항에 돌아와 홍어와 막걸리가 곁들인 점심 시간이다. 홍어는 씹을수록 진한 맛이 나오고 흑산도 특산물로 만든 막걸리는 달달하다.
점심식사후 목포행 훼리를 탈 때 까지 자유시간에 흑산도항 주변을 둘러보고 물회가 생각난 친구는 횟집에 들러 물회와 또 한잔한다. 한 친구는 지난밤 이루지 못한 대어 낚기를 실현하기 위해 부둣가에 낚싯대를 내렸으나 전혀 입질이 없다.
오후 4시 20분 목포행 훼리를 타고 2시간 걸려 목포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목포역으로 이동한다. 밥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파지는 여행이다. 저녁메뉴는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게가 땡긴다 한다. 목포역 주변 식당(영락정)에서 김치찌게와 제육볶음으로 홍도. 흑산도. 목포 맛기행을 마무리 한다. 서울 도착시간이 늦은 밤이므로 박수3번으로 간단 해단식하고 7시 50분 ktx에 무사히 탑승한다. 3일 같은 1박2일 환갑여행, 퇴직기념 여행을 마무리하며 10시 반경 각각 광명.용산에서 내려 빠듯한 지하철 막차시간에 맞추어 바쁘게 무사히 귀가 한다.
아름다운 홍도 비경을 감상하고 웃고 떠들고 맛 기행 하며 좋은 추억 한 페이지를 만든 친구들 서로 감사하다.
여름 홍도에는 원추리 꽃이 온 산에 피고, 겨울 홍도엔 푸른 동백나무에 빨간 동백꽃이 만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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