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로 김성곤 교수님이 선창하고 학생이 따라서 구호하며 2013중문과 문화탐방이 시작되었다.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 멀리 천리 밖을 보고자 하면 다시 한층 더 올라가야 한다.)
첫 방문장소인 武漢시내 東湖는 초나라 재상이며 애국시인인 屈原이 유배생활중 行吟澤畔 (행음택반 :시를 읊으며 연못 제방을 거닐고) 한 장소로 행음각 굴원동상 앞에서 어부사 한구절 읇었다.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신목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 새로 머리 감은 자는 반드시 관을 털고, 새로 목욕한 자는 반드시 옷을 턴다.)
다음날 黃鶴樓에 올랐다. 지금은 황학루 주변이 빌딩 숲으로 덮였지만, 그 옛날에는 崔顥 (최호)의 시에 묘사된 晴川歷歷漢陽樹 芳草妻妻鸚鵡洲 (청천역역한양수 방초처처앵무주 ; 맑게 갠 강가에는 한양의 나무들이 또렷하고 풀꽃은 앵무섬에 우거졌네) 풍경이 짐작되었다. 루에 올라보니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구절이 일품임을 체득하였다.
(황학일거부부반 백운천재공유유....: 황학은 가버린 후 다시 돌아오지 않고 흰 구름은 천년을 유유히 흐르네.)
불현 듯 "구름나그네" 가요가 생각났다.“♫ 가다말다 돌아서서 아쉬운 듯 바라본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구름나그네..“
그리고 詩仙 이백의 黄鹤楼送孟浩然之广陵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 시를 모두가 합창으로 우렁차게, 애절하게 부르니 지나가던 중국사람들이 신기한 듯 존경스러운 듯 쳐다본다.
“Gǔ rén xī cí Huáng hè lóu,yān huā sān yuè xià Yáng zhōu.
Gū fān yuǎn yǐng bì kōng jìn, wéi jiàn Cháng jiāng tiān jì liú.“
(故人西辞黄鹤楼, 烟花三月下扬州. 孤帆远影碧空尽, 唯见长江天际流
: 벗이 서쪽으로 황학루를 이별하고, 흐드러지게 꽃피는 삼월 양주로 내려가네.
외로운 배 먼 그림자 푸른 하늘로 사라지고, 장강만 하늘 끝으로 흘러가네.)
그리고 古琴台 (고금대)에 들러 伯牙 (백아)가 거문고 연주를 하면 钟子期 (종자기)만이 그 음을 이해한다는 “知音” 성어 배경을 듣고 同學들 서로가 知音之友가 되기를 기원해 보았다.
오후에는 무한 동쪽 2여시간 거리에 위치한 東坡赤壁을 방문했다. 중국문학 최고 지성인 소동파가 明月과 함께 北斗之間을 노닐며 자유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 赤壁賦 한구절을 배웠다.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適.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
강위 맑은 바람과 산위의 밝은 달은 가져도 금하는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우리 함께 누리세)
사흘째는 삼국지의 격전지인 무한 서남쪽방향으로 2시간여 거리에 있는 赤壁을 방문했다.
당시 오군의 진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채의 주유장군 동상옆 赤壁에서 장강을 가까이서 바라보니 长江天际流가 실감났다. 강 건너를 바라보며 조조 진영의 배들이 동남풍에 의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는 모습이 상상하였다. 万事具備 只欠東風 (만사구비 지흠동풍) 고사의 배경임을 설명해 주셨다.
오후엔 악양시 洞庭湖로 향했다. 동정호 가운데 君山에 가서 순임금의 두왕비를 기리는 사당에 갔다. 그곳 斑竹(반죽)의 반점은 두 비가 순임금의 죽음을 슬퍼한 흔적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중국인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놀란다. 하지만 직접 두비의 사당에 들어가니 매우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곳이 동정호 중간이라는 독특한 지리적 위치가 수 천년간 변하지 않았을 것이고, 전설 또한 수천년 내려오고 있어서 그런가 보았다. 사당에 향을 올리고 참배 하였다.
석양이 질 즈음에 악양루에 올라 두보가 동정호를 바라보며 지은 시를 같이 읊조린다.
昔闻洞庭水, 今上岳阳楼..
(석문동정수, 금상약양루 ; 옛날 동정호를 들었더니,오늘 악양루에 올랐네.)
나흘째는 멱라강가 屈原 사당으로 가서 굴원의 각종 문장을 보았다.
詩碑중에서 橘頌 (귤송)의 한구절인 獨立不遷 (독립불천:홀로서서 옮길줄 모르니)의 구절도 구 교수님이 가르쳐 주셨다.
이번여행의 처음과 끝은 굴원이었다.
또 다른 굴원인 어부사의 어부가 말한 “聖人 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성인 불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 성인은 무엇에서든 엉기거나 막히거나 얽매이지 않고, 세상 변화에 따라 능히 같이 할 수 있다.) 라는 뜻이 유학의 최고 경지인 성인의 마음 일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보았다.
또한 굴원의 애국시인 “離騷”(이소)의 뜻은 소란,근심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아니라 소란,근심을 안고 맞서다. 라는 교수님의 해석이 와닿았다.
드디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작별은 다음에 만날 때까지 동학들 모두가 “更上一層樓하여 刮目相對하게 발전하자”는 교수님의 말씀으로 2013 중문과 4박 5일의 문화 탐방일정이 끝났다.
동학들과 교수님과 한마음으로 함께하며 고인의 시를 읊고 노래한 이번 문화탐방은 매우 즐거웠고 오랫동안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정운종. 2013.6월 5-9일 방통대 문화탐방 후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사예담촌 사람들의 천왕봉 등산후기> (3) | 2024.11.26 |
---|---|
산청 남사 전주최씨댁 상여(喪輿) (0) | 2024.11.24 |
[경전 성독(聲讀)] (1) | 2024.11.03 |
돌담에 속삭이는 - 성인문해교실 전시전 (3) | 2024.10.25 |
도보극장 (0) | 202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