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우리말 어원

우리말 성조(聲調),중국어 사성(四聲),한시 평측(平仄)

도원 정운종 2025. 12. 8. 10:01

한국어에서 사라진 성조(聲調), 중국어의 사성(四聲)과 한시 평측(平仄)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어 성조(聲調)의 흔적]
한국어는 중세까지 성조(聲調)를 가졌고, 단어의 뜻을 구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근대 이후 성조가 점차 소멸되고, 대신 장단(길고 짧은소리)이나 억양으로 대체되고, 경상도와 함경도 방언에서 성조의 특징이 남아 있다.  
- 경상도방언: "말"이 평성으로 발음되면 ‘말(언어)’, 거성이면 ‘말(동물)’을 뜻한다.
- 함경도 방언 : 말(馬)/말(斗)/말(言) <저조(평성)/고조(거성)/상승조(상성)>

지금도 우리 옛글(한문)을 읽을 때는 글자의 쓰임에 따라 발음(성조)을 다르게 해야하는데 이는 성조에 따라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 爲(위)의 성조에 따른 뜻의 차이]
- 상성(上聲, wěi): "되다, ~이 되다"    
   ,以爲(~라고 여기다), 成爲(~이 되다),
- 거성(去聲, wèi): "위하다, 하다, 행하다"
   , 爲國(나라를 위하다), 行爲(행위)

중국어에서 '상성'과 '거성'의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한자를 살펴보자.
<상성(上聲)과 거성(去聲) 발음>
- 爲:wěi(되다) / wèi(위하다, 하다)
- 重: zhǒng(종류) / zhòng(무겁다)  
- 更: gěng(바꾸다) / gèng(더욱)  
- 長: zhǎng(자라다) / cháng(길다)  
- 樂: yuè(음악) / lè(즐겁다)  
* 상성(上聲): 소리가 낮게 시작해 올라간다. (马 mǎ 말, 我 wǒ 나, 好 hǎo 좋다,  你 nǐ 너, 小 xiǎo 작다,  晚 wǎn 늦다. 저녁)
* 거성(去聲): 높게 시작해 낮게 떨어진다.
(大 dà 크다, 去 qù 가다, 是 shì~이다, 不 bù 아니다, 看 kàn 보다, 叫 jiào 부르다,谢 xiè 감사하다 )

현대 중국어의 사성(四聲)에 대해 알아본다.
[중국어 사성(四聲)]
- 1성(平聲): 소리를 일정하게 높고 평평하게 유지. 妈 mā (엄마).  
- 2성(平聲-陽平): 소리가 중간에서 위로 올라감. 麻má (삼, 마늘),忙máng(바쁘다), 誰 shéi(누구), Really ?
- 3성(上聲): 소리가 낮게시작해 꺾였다가 올라감. 马mǎ (말),  我wǒ(나), 好hǎo(좋다), 爲wěi(되다)
'어. 뭐라고 ?'
- 4성(去聲): 소리가 높게시작해 짧고 강하게 떨어짐. 骂 mà (꾸짖다).  '야!'

* 입성(入声) : 짧고 닫히는 소리로 현대 중국어에서는 없어짐. p, t, k 같은 막혀서 끝나는 자음 종성발음. 중국 방언에 남아있음
*경성(輕聲): 네 성조 외에 ‘가볍게’ 발음하는 성
妈妈 (māma)에서 두 번째 "ma"는 경성.

한시를 읽고 쓰는데 필요한 운율(리듬)에 응용되고, 특히 당나라 이후의 근체시에서 엄격히 적용되는 '평측'에 대해서 알아본다.
[한시 평측(平仄)]
시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4가지 성조를 두 부류로 나눈 것.
- 평(平) :평성,
- 측(仄) :상성·거성·입성 ,
즉 '長'은 zhǎng(자라다), cháng(길다)의 사용 뜻에 따라 평.측으로 사용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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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가 달라진 이유>
글자의 뜻이 '존재 자체' 또는 '추상적인 가치나 판정'을 의미하느냐에 따라 성조가 달라진다.
1. 평성(平聲) : 낮고 평탄한 소리는 가장 기본이 되는 소리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성질을 가짐.
.家 (집 가): 가장 대표적인 평성 '가'
.佳 (아름다울 가): 외모나 경치가 좋음.
.加 (더할 가): 숫자를 더하거나 보태는.
.歌 (노래 가): 노래를 부르다.
.嘉 (아름다울 가): 가례(嘉禮) 등에 쓰이는 상서로운 글자.
* 家(집 가)가 평성(平聲)인 이유
: 평성은 낮고 고르게 이어지는 안정된 소리로, '집 가'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기본적이고 구체적인 명사로, '집'의 안정되고 평안해야 하는 공간을 나타낸다. 소리도 특별한 굴곡 없이 길고 평탄하게 유지한다.
: 언어학적으로는 글자 끝에 특별한 받침(조임이나 마찰)이 없이 아주 부드럽게 끝나는 소리이다.

2. 상성(上聲) : 낮았다가 높아지는 소리
현대 한국어에서는 주로 '긴 소리(장음)'로 흔적이 남아 있다.
.假 (거짓 가): 가짜, 임시를 뜻 (예: 가설, 가짜)
.可 (옳을 가): 허가하다, 가능하다 할 때의 '가'
.街 (거리 가): 길, 거리를 뜻. (평성으로도 분류)
.架 (시선반 가): 시렁이나 구조물을 뜻.
* 假 (거짓 가)가 상성인 이유
  : 현대 한국어에 '상성'의 흔적으로, '가(假)-짜'라고 할 때 '가'를 길게 발음한다. 이 '목구멍을 조이는 짧은 받침'의 흔적은 현대 한국어에서 '장음(긴 소리)'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 "처음은 낮으나 끝이 높다"는 것은 목구멍을 닫으려고 근육에 힘을 주면 성대가 팽팽해지면서 소리가 위로 튀어 오르므로 상성의 '올라가는 곡선'이 된다.
: 옛 사람들이 "가-윽!" 하고 발음하던 상성이, 받침이 빠지면서 사라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소리가 길어진 것이다.

3. 거성(去聲) : 높고 강하게 내지르는 소리로 뜻이 분명하고 힘차게 나간다.
 .價 (값 가): 가격, 가치를 뜻.
 .暇 (겨를 가): 한가하다, 틈이 있다는 뜻. (여가)
.駕 (멍에 가/탈 가): 수레를 타다, 임금의 수레를 뜻.
 .嫁 (시집갈 가): 시집을 가다.
* 價 (값 가)가 거성(去聲)인 이유
   : 물건의 가치를 매기거나, 결과를 판단하는 추상적 명사/파생어이다.
  : 거성의 기원 (s 접미사)은 현대 언어학에서는 '가(價)'의 옛 발음 끝에 '-s'와 같은 마찰음이 있었다고 추측한다. (예: k ra-s)

* 거성이 "-s"라는 꼬리를 달고 멀리 나가는 소리였다면, 상성은 "-(윽)"이라는 장치로 목구멍을 긴장시켜 소리를 위로 쳐올린 소리였다.

4. 입성(入聲) : 빨리 끝맺는 소리 (ㄱ, ㄷ, ㅂ 받침)
: 입성은 소리가 나다가 ㄱ, ㄷ, ㅂ 같은 받침에 걸려 숨이 꽉 막힌 채 끝나는 소리이다. 소리가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툭' 끊어진다. 성운학에서는 이를 "촉급 (促急.매우 급하고 빠르다)하다"라고 표현한다. 즉 받침 때문에 울림이 즉시 차단된다 (예: 각, 갇, 갑)
: 고대 어원은 글자 끝에 '-p, -t, -k'라는 단단한 받침이 붙어 있었다. 입성은 '받침이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다.
: 훈민정음에서도 "입성은 빨리 끝맺는 소리이며, ㄱ, ㄷ, ㅂ, ㄹ 받침이 그것이다"라고 정의하였다. ( 'ㄹ'은 소리가 흐르는 성질이 있어 '반입성'이라고도 한다.)

* 현대 한국어,중국어에서 입성
-.한국어는 입성의 특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국(ㄱ),곧(ㄷ),밥(ㅂ)' 받침을 살려 발음하고 소리를 끊는다.
-.현대 중국어(보통화): 입성 받침(p, t, k)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예를 들어, '나라 국(國)'은 옛날엔 [kuk](국)이었지만, 지금은 [guó](궈)라고 발음하며, 받침이 사라지면서 입성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활쏘는 과정의 사성(四聲) 비유>
* 평성: 활시위를 당기기 전의 고요함 (평탄함)
* 상성: 활시위를 위로 팽팽하게 당김 (치솟음)
* 거성: 화살이 과녁을 향해 멀리 날아감 (길게 빠짐)
* 입성: 화살이 과녁에 '퍽!' 하고 박힘 (급히 멈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