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한시

禪詩 傳播 (선시 전파) 2

도원 정운종 2023. 1. 28. 19:03

● 冶父道川 (야부도천)

得樹攀枝未足奇 (득수반지미족기)   나뭇가지 잡음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

懸崖撒手丈夫兒 (현애철수장부아)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水寒夜冷魚難覓 (수한야냉어난멱)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

留得空船載月歸 (유득공선재월귀)   빈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 오도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千尺絲綸直下垂 (천척사륜직하수)   천 척의 낚싯줄을 곧게 드리우니

一波載動萬波隨 (일파재동만파수)   한 물결 일어나매 많은 물결 따라 인다.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한어부식)   밤은 고요하고 물을 차서 고기는 물지 않고

滿船空載月明歸 (만선공재월명귀)   배에 허공만 가득 싣고 밝은 달 속에 돌아온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야좌무언)   산 집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寂寂寥寥本自然 (적적요요본자연)   고요하고 고요해서 본래 이러하구나.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무슨 일로 서풍은 잠든 숲 깨워

一聲寒雁淚長天 (일성한안루장천)   한 소리 찬 기러기 장천을 울며 가는고.

 

● 冶父道川 (야부도천)

法相非法相 (법상비법상)   법상과 비법상이여

開拳復成掌 (개권복성장)   주먹을 펴니 다시 손바닥이로다.

浮雲散碧空 (부운산벽공)   뜬구름이 푸른 하늘에서 흩어지니

萬里天一樣 (만리천일양)   만리의 하늘이 온통 푸른 하늘이더라.

 

● 冶父道川 (야부도천)

三佛形儀總不眞 (삼불형의총부진)   ,, 화신의 형상과 거동은 다 진실이 아니고

眼中瞳子面前人 (안중동자면전인)   눈 가운데 동자는 그대 앞의 사람이라.

若能信得家中寶 (약능신득가중보)   만약 능히 집에 있는 보배를 믿기만 하면

啼鳥山花一樣春 (제오사화일양춘)   새 울고 꽃 피는 것이 한결같은 봄이로구나.

 

● 冶父道川 (야부도천)

多年石馬放毫光 (다년석마방호광)   여러 해 동안 돌말이 빛을 토하니

鐵牛哮吼入長江 (철우효후입장강)   쇠소가 울면서 장강으로 들어간다.

虛空一喝無蹤迹 (허공일갈무종적)   허공 향한 저 고함소리 자취도 없더니

不覺潛身北斗藏 (부각잠신북두장)   어느 사이 몸을 숨겨 북두에 들었는고.

 

● 冶父道川 (야부도천)

蚌腹隱明珠 (방복은명주)   조개 속에 진주가 들어 있듯

石中藏碧玉 (석중장벽옥)   돌 속에 옥이 감추어 있듯

有麝自然香 (유사자연향)   사향을 지니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何必當風立 (하필당풍립)   하필이면 바람 앞에 서야 하랴.

 

● 豫章宗鏡 (예장종경)

雲卷秋空月印潭 (운권추공월인담)   구름 걷힌 가을하늘의 달이 못에 비치니

寒光無際與誰談 (한광무제여수담)   찬 빛의 끝없음을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거나.

豁開透地通天眼 (활개투지통천안)   천지를 꿰뚫는 안목을 활짝 여니

大道分明不用參 (대도분명부용참)   대도가 분명하여 참고할 게 없도다.

 

● 豫章宗鏡 (예장종경)

報化非眞了妄緣 (보화비진료망연)   보신, 화신 참이 아니고, 망연으로 인함이니

法身淸淨廣無邊 (법신청정광무변)   법신은 청정해서 가이 없구나.

千江有水千江月 (천강유수천강월)   천 강의 물에 천 강의 달이여

萬里無雲萬里天 (만리무운만리천)   만리에 구름이 없으니 만리의 하늘이더라.

 

● 豫章宗鏡 (예장종경)

心眼俱通法界周 (심안구통법계주)   심안을 함께 통하여 법계에 두루 하니

恒沙妙用沒踪由 (항사묘용몰종유)   항하사의 묘용이 자취가 없음이로다.

雲收江湛天空豁 (운수강담천공활)   구름 걷힌 강은 맑고 하늘은 드넓으니

明月蘆花一樣秋 (명월노화일양추)   밝은 달과 갈대꽃이 한 무늬의 가을이로다.

 

● 黃檗希運 (황벽희운)

塵勞逈脫事非常 (진로형탈사비상)   번뇌를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緊把繩頭做一場 (긴파승두주일장)   승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不是一番寒徹骨 (부시일번한철골)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 少林斷臂 -- 靑梅印悟 (소림단비 -- 청매인오)

一揮霜刀斬春風 (일휘상도참춘풍)   서릿날 휘둘러 봄바람 베어냄에

雪滿空庭落葉紅 (설만공정란엽홍)   눈 가득한 빈 뜰에 낙엽이 붉다.

這裏是非才辯了 (저리시비재변료)   이 가운데 소식을 그대여 알겠는가

半輪寒月枕西峯 (반륜한월침서봉)   반 조각 추운 달이 서봉을 베고 누워있네.

 

● 雪竇重顯 (설두중현)

牛頭沒馬頭回   (우두몰마두회)     소대가리로 사라졌다 말대가리로 돌아오나니

曹溪鏡裏絶塵埃 (조계경리절진애)   조계의 거울 속엔 티끌 먼지 전혀 없다.

打鼓看來君不見 (타고간래군불견)   잘 보라고 북을 두드려도그대 못 보나니

百花春至爲誰開 (백화춘지위수개)   봄이 오면 꽃들은 누굴 위해 피는가.

 

●賽 一禪和之求 其四 -- 逍遙太能 (새 일선화지구 기4 -- 소요태능)

可笑騎牛子 (가소기우자)   우습다 소 탄 자여

騎牛更覓牛 (기우갱멱우)   소를 타고 다시 소를 찾는구나.

斫來無影樹 (작래무영수)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銷盡海中漚 (소진해중구)   저 바다 거품을 태워 다하라.

 

●贈月松大師 -- 涵月海源 (증월송대사 -- 함월해원)

月入松聲白 (월입송성백)   달빛 들어 솔소리 희고

松含月色寒 (송함월색한)   솔잎, 달빛 머금어 차다.

贈君般若劍 (증군반야검)   그대에게 반야검을 주노니

歸臥月松間 (귀와월송간)   돌아가 달과 소나무 사이에 누워지내라.

 

● 盤山寶積 (반산보적)

心月孤圓 (신월고원)   마음달 홀로 둥글어

光呑萬像 (광탄만상)   그 빛 온 누리를 삼키도다.

光非照境 (광비조경)   광명이 경계를 비치지 않고

境亦非存 (경역비존)   경계 역시 있는 게 아니네.

光境俱亡 (광경구망)   광명과 경계가 모두 없어지니

復是何物 (복시하물)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 龐居士 (방거사)

十方同共聚 (십방동공취)   시방에서 행자들 모여들어

箇箇學無爲 (개개학무위)   모두가 제각기 무위를 배우나니.

此是選佛場 (차시선불장)   이곳은 부처 뽑는 과거장이라,

心空及第歸 (심공급제귀)   마음 비워 급제해 돌아가리라.

 

● 夾山善會 (내산선회)

荷葉團團團似鏡 (하엽단단단사경)   연잎은 둥글둥글 둥글기가 거울 같고

菱角尖尖尖似錐 (능각첨첨첨사추)   마름 뿔은 뾰족뾰족 뾰족하기 송곳 같네.

風吹柳絮毛毬走 (풍취유서모구주)   버들가지 바람 타고 솜털 날리고

雨打梨花胡蝶飛 (우타이화호접비)   배꽃에 비 뿌리니 나비 날으네.

 

● 靈雲志勤 (영운지근)

三十年來尋劒客 (삼십년래심검객)   삼십 년을 검을 찾은 나그네여

幾回落葉又抽枝 (기회낙엽우추지)   몇 번이나 낙엽 지고 가지 돋았나.

自從一見桃花後 (자종일견도화후)   복사꽃을 한 번 본 뒤로부터는

直至如今更不疑 (직지여금갱불의)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이 없어.

 

● 辭世頌 -- 石屋淸珙 (사세송 --석옥청공)

白雲買了賣淸風 (백운매료매청풍)   흰구름 팔아서 맑은 바람 사니

散盡家私徹骨窮 (산진가사철골궁)   살림살이 바닥나 뼈 속까지 가난하네

留得數間茅草屋 (유득수간모초옥)   남은 건 두어 간 띠집 뿐이니

臨別付與丙丁童 (임별부여병정동)   떠난 뒤 불 속에 던져버리게.

 

● 天台德韶 (천태덕소)

通玄峯頂 (통현봉정)   통현봉 꼭대기는

不是人間 (부시인간)   인간세상이 아닌데,

心外無法 (심외무법)   마음 밖에는 법이 없으니

滿目靑山 (만목청산)   눈에 가득 온통 푸른산이네.

 

● 長沙景岑 (장사경잠)

百尺竿頭不動人 (백척간두부동인)   백 척 낭떠러지에서 동요치 않는 사람

雖然得入未爲眞 (수연득입미위진)   비록 한 경지를 얻었다 해도 아직 멀었네.

百尺竿頭須進步 (백척간두수진보)   백 척 낭떠러지에서 한 걸음 나아가야

十方世界是全身 (시방세계시전신)   시방세계가 온통 내 몸이 되리라.

 

● 平田 (평전)

神光不昧 (신광불미)   신령스런 광명 어둡지 않아

萬古徽猷 (만고휘유)   만고에 빛나도다.

入此門來 (입차문래)   이 문안에 들어와서는

莫存知解 (막존지해)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

 

● 悟道頌 -- 五祖法演 (오도송 -- 오조법연)

山前一片閑田地 (산전일편한전지)   저 산밑에 한 뙈기 묵은 밭

叉手丁寧問祖翁 (차수정녕문조옹)   손맞잡고 노인께 공경히 물었더니

幾度賣來還自買 (기도매래환자매)   몇 번이고 팔았다가 다시 산 것은

爲隣松竹引淸風 (위린송죽인청풍)   송죽에 이는 맑은 바람이 좋아서라네.

 

● 密語 -- 雪竇智鑑 (밀어 -- 설보지감)

世尊有密語 (세존유밀어)   세존께서는 숨기신 말씀 계셔도

迦葉不覆藏 (가섭불복장)   가섭은 숨김없이 이해했나니

一夜落花雨 (일야낙화우)   하루밤 비에 꽃잎이 져서

滿城流水香 (만성류수향)   온 성에 흐르는 물향기 가득하구나.

 

● 李存勖 -- 都尉 (이존욱 -- 도위)

學道須是鐵漢 (학도수시철한)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로 된 놈이라야 하리니

着手心頭便判 (착수심두편판)   착수하는 마음에서 결판내야 하리라.

直趣無上菩提 (직취무산보제)   곧바로 무상보리로 나아가려거든

一切是非莫管 (일절시비막영)   일체의 시비에 상관하지 말라.

 

● 臨終偈 -- 天童宏智 (임종게 -- 천동굉지)

夢幻空花 (몽환공화)   꿈같고, 환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   육십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   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   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 龍牙居遁 (용아거둔)

何事朝愁與暮愁 (하사조수여모수)   어찌하여 아침시름이 저녁시름에 이어지는가

少年不學老還羞 (소년불학노환수)   젊어서 공부 안하면 늙어서 부끄러워라

明珠不是驪龍惜 (명주불시려용석)   여룡은 밝은 구슬을 아끼지 않는데도

自是時人不解求 (자시시인불해구)   지금 사람은 그것을 구할 줄 모른다네.

※ 마조스님의 법제자 용아스님이 道士 여동빈에게 읊어준 게송

 

● 傅大士 (부대사)

夜夜抱佛眠 (야야포불면)   밤마다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朝朝還共起 (조조환공기)   아침 아침이면 부처를 끌어 안고 일어난다

欲識佛去處 (욕시불거처)   부처 간 곳을 알고자 할진댄

只這語聲是 (지저어성시)   다만 말하는 이 놈 이니라.

 

● 雲水頌 -- 布袋和尙 (운수송 --포대화상)

一鉢千家飯 (일발천가반)   한 그릇으로 천가의 밥을 빌면서

孤身萬里遊 (고신만리유)   외로운 몸은 만리를 떠도네

靑目睹人少 (청목도인소)   푸른 눈 알아보는 이 드무니

問路白雲頭 (문로백운두)   저 흰구름에게 갈 길을 묻네.

 

● 詠花 -- 知玄後覺 (영화 -- 지현후각)

花開滿樹紅 (화개만수홍)   꽃 피니 나무 가득 붉은 빛이요

花落萬枝空 (화락만지공)   꽃 지니 가지마다 빈 허공이네

唯餘一朶在 (유여일타재)   꽃 한송이 가지 끝에 남아 있으나

明日定隨風 (명일정수풍)   내일이면 바람따라 떠나가리라.

 

● 無題 -- 此菴守淨 (무제 -- 차암수정)

流水下山非有意 (유수하산비유의)   산 아래 물 흐르는 것 별다른 뜻이 없고

片雲歸洞本無心 (편운귀통본무심)   조각구름 골로 들어오는 것도 무심한 일인데

人生若得如雲水 (인생약득여운수)   인생이 물, 구름과 같을 수 있다면

鐵樹開花遍界春 (철수개화편계춘)   무쇠나무에 꽃피어 온누리가 봄이리.

 

●晦堂祖心禪師 (회당조심선사)의 열반 부쳐 -- 黃庭堅 (황정견)

海風吹落楞伽山 (해풍취락릉가산)   바다바람 능가산에 불어오니

四海禪流着眼看 (사해선류착안간)   사해의 선객들이여, 여기에 착안해 보라.

一把柳條收不得 (일파유조수부득)   한 움큼 버들가지 잡아 얻지 못하여

和風搭在玉欄干 (화풍탑재옥난간)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 두노라.

 

● 悟道頌 -- 蘇東坡 (오도송 -- 소동파)

溪聲便是廣長舌 (계성변시광장설)   개울 물소리는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   산빛이 어찌 청정한 몸이 아니랴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어젯밤 다가온 무량한 이 소식을

他日如何擧似人 (타일여하거사인)   어떻게 그대에게 설명할 수 있으랴.

 

● 廬山煙雨 -- 蘇東坡 (여산연우 -- 소동파)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여

未到千般恨不消 (미도천반한불소)   가보지 못했을 땐 천만가지 한이었네

到得還來無別事 (도득환래무별사)   도착해 보니 도리어 별다른 것은 없고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었네

 

●小艶詩 (소염시) -- 민간에 떠돌던 시

一段風光畵不成 (일단풍광화불성)   고운 맵시 그리려도 그리지 못하리니

洞房深處說愁情 (통방심처설수정)   깊은 규방 앉아서 애 타는 심정

頻呼小玉元無事 (빈호소옥원무사)   자꾸 소옥을 부르나, 일 있음이 아니라

只要檀郞認得聲 (지요단랑인득성)   오직 님께 제 소리를 알리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