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한시

禪詩 傳播 (선시 전파) 1

도원 정운종 2023. 1. 28. 19:01

● 雲山吟 -- 太古普愚 (운산음 -- 태고보우)

山上白雲白     (산상백운백)         산위의 흰구름 더욱 희고

山中流水流     (산중유수유)         산 속에는 흐르는 물 또 흐르네

此間我欲住     (차간아욕주)         이 속에서 나는 살고파

白雲爲我開山區 (백운위아개산구)   흰구름이 나를 위해 한 자리 비워주네.

我亦隨君馭淸風 (아역수군어청풍)   이 몸도 그대처럼 맑은 바람 타고서

江山處處相追遊 (강산처처상추유)   강과 산 곳곳에 마음대로 노닐면서

追遊爲何事     (추유위하사)         노닐면서 무슨 일 하여 볼까

堪與白鷗戱波頭 (감여백구희파두)   흰 갈매기 동무하여 파도 위에서 놀아 볼까

 

● 懶翁慧勤 (나옹혜근)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가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마음을 잡아두고 간절히 잊지 말아라.

念到念窮無念處 (염도염궁무념처)   생각이 다하여 무념처에 이르게 되면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이 빛났음을 알리라.

 

●悟道頌 -- 淸虛休靜 (오도송 -- 청허휴정)

髮白非心白 (발백비심백)   머리는 세어도 마음 안 센다고

古人曾漏洩 (고인증루설)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今聞一聲鷄 (금문일성계)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丈夫能事畢 (장부능사필)   장부의 큰 일 능히 마쳤네.

忽得自家處 (홀득자가처)   홀연히 본 고향을 깨달아 얻으니

頭頭只此爾 (두두지차이)   모든 것이 다만 이렇고 이렇도다.

萬千金寶藏 (만천금보장)   수많은 보배와 같은 대장경도

元是一空紙 (원시일공지)   원래 하나의 빈 종이로다.

 

● 人境俱奪 -- 淸虛休靜 (인경구탈 --청허휴정)

梨花千萬片 (이화천만편)   배꽃 천만조각

飛入淸虛院 (비입청허원)   빈집에 날아든다.

牧笛過前山 (목적과전산)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人牛俱不見 (인우구불견)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다.

 

● 讀罷楞嚴 -- 凊虛休靜 (독파릉엄 --청허휴정)

風靜花猶落 (풍정화유락)   바람 자도 꽃은 오히려 지고

鳥鳴山更幽 (조명산갱유)   새 울어도 산은 더욱 그윽하네

天共白雲曉 (천공백운효)   하늘과 더불어 흰구름 밝아오고

水和明月流 (수화명월류)   물은 밝은 달과 함께 흘려가네.

 

●過古寺 -- 淸虛休靜 (과고사 --청허휴정)

花落僧長閉 (호락승장폐)   꽃 지는 옛 절문 오래 닫혔고

春尋客不歸 (춘심객불귀)   봄 따라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풍요소학영)   바람은 둥우리의 학그림자 흔들고

雲濕坐禪依 (운습좌선의)   구름은 앉은 중의 옷깃 적신다.

 

●過邸舍聞琴 --淸虛休靜 (과저사문금 -- 청허휴정)

白雪亂織手 (백설란직수)   눈인 듯 고운 손 어즈러이 움직이니

曲終情未終 (곡종정말종)   가락은 끝났으나 情은 남았네.

秋江開鏡色 (추강개경색)   가을江 거울빛 열어서

畵出數靑峯 (화출수청봉)   푸른 봉우리 두엇 그려낸다.

 

● 蘭()법사에게 주다 -- 四溟惟政 (사명유정)

萬疑都就一疑團 (만의도취일의단)   만가지 의심을 한가지 의심에 뭉쳐서

疑去疑來疑自看 (의거의래의자간)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면 스스로 보리라.

須是拏龍打鳳手 (수시나룡타봉수)   용을 잡고 봉황을 치는 솜씨로

一拳拳倒鐵城關 (일권권도철성관)   한 주먹으로 철성관[話頭]을 넘어뜨려라.

 

● 摩訶衍 韻 -- 碧松智嚴 (마가연 운 -- 벽공지엄)

一衣又一鉢 (일의우일발)   온 한 벌, 한 바리때여

出入趙州門 (출입조주문)   조주의 문을 들며 날며 했구나.

踏盡千山雪 (답진천산설)   첩첩산 저 눈골 다 밟은 후에

歸來臥白雲 (귀래와백운)   흰구름 위에 누워 돌아온다.

 

●偶吟 -- 換醒志安 (우음 -- 환성지안)

盡日惺惺坐 (진일성성좌)   온종일 또렷이 앉아 있으니

乾坤一眼中 (건곤일안중)   하늘과 땅 모두가 한 눈 속이라

有朋來草室 (유붕래초실)   벗들이 초막을 찾아오나니

明月與淸風 (명월여청풍)   밝은 달 그리고 깨끗한 바람.

 

●春 吟 -- 換醒志安 (춘음 -- 환성지안)

杖尋幽逕 (설장심유경)   지팡이 데리고 깊은 골 따라

徘徊獨賞春 (배회독상춘)   홀로 걸으며 봄을 맞는다.

歸來香滿袖 (귀래향만수)   오는 길 소매 가득 꽃의 냄새여

胡蝶遠隨人 (호접원수인)   나비 한 마리 향기 따라 멀리서 온다.

 

●出山 -- 白谷處能 (출산 -- 백곡처능)

步步出山門 (보보산출문)   걸음걸음 산문을 나오는데

鳥鳴花落溪 (조명화락계)   시냇가에 꽃 날리고 새가 우는구나.

烟沙去路迷 (연사거로미)   안개골 가득히 길을 잃은 채

獨立千峯雨 (독립천봉우)   천 봉 저 빗줄기 속에 외로이 서 있다.

 

● 鏡虛惺牛 (경허성우)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속세나 청산이 어찌 다름이 있으리요

春城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   봄빛이 있는 곳에 꽃 안 피는 곳이 있겠는가.

傍人若問惺牛事 (방인약문성우사)   누가 나에게 성우(경허)의 일을 묻는다면

石女心中劫外歌 (석녀심중겁외가)   돌계집 마음속의 영원의 노래라 하리라.

 

● 鏡虛惺牛 (경허성우) - 오도송(悟道頌무비공심(無鼻孔心) 나고 죽음이 없는 마음

 忽聞人語無鼻孔 (홀문인어무비공) 홀연히 어느 사람이 소 코 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頓覺三千是我家 (돈각삼천시아가)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인 줄 알았구나.

六月 巖山下路 (유월연암산하로) 유월 연암산 아래에

野人無事太平歌 (야인무사태평가) 들사람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노라.

 

● 鏡虛惺牛 (경허성우) - 임종게(臨終偈)

 心月孤圓 (심월고원) 마음 달 홀로 둥글어

光呑萬像 (광탄만상) 그 빛 만상을 삼켰구나.

光境俱亡 (광경구망) 빛과 경계 다 잊었거늘

復是何物 (부시하물)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 滿空月面 (만공월면)

萬像寂滅釋迦面 (만상적멸석가면)   만상이 적멸한 것은 석가의 얼굴이요,

寂滅滅已眞歸面 (적멸멸이진귀면)   적멸도 다한 것은 진귀조사의 얼굴이로다.

世尊應化二三千 (세존응화이삼천)   세존이 가신지 이, 삼천 년에

妙理眞光永不昧 (묘리진광영불매)   묘한 이치와 참 광명이 영원히 어둡지 않도다.

 

● 崔致遠 (최치원)

僧呼莫道靑山好 (승호막도청산호)   스님이여, 청산 좋다 말하지 마오

山好何事更出山 (산호하사갱출산)   산 좋다면 무슨 일로 산 밖으로 나옵니까.

試看他日吾蹤跡 (시간타일오종적)   시험삼아 후일에 내 종적을 보시오

一入靑山更不還 (일입청산갱불환)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다.

 

李栗谷 (율곡) <연비어약鳶飛魚躍>

鳶飛魚躍上下同 (연비어약상하동)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이치 위나 아래나 매 한가지

這般非色亦非空 (저반비색역비공)  이는 색도 아니요 또한 공도 아니라네

等閑一笑看身世 (등한일소간신세)  실없이 한번 웃고 내 신세 살피니

獨立斜陽萬木中 (독립사양만목중)  석양에 나무 빽빽한 수풀 속에 홀로 서 있었네

 

 

● 작자미상

昨夜江南雨 (작야강남우)   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 (동정추수심)   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었네.

一葉孤舟客 (일엽고주객)   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 (월중천리심)   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 작자미상

刹塵心念可數知 (찰진심염가수지)   티끌 같은 이 마음 다 셈하고

大海中水可飮盡 (대해중수가음진)   큰바다 저 물을 다 마시고

虛空可量風可繫 (허공가량풍가계)   허공 끝 헤아리고 바람 묶는다 해도

無能盡說佛功德 (무능진설불공덕)   부처님 공덕은 능히 다 말할 길 없네!

 

● 작자미상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맑은 바람, 겨울 눈이라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갱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 호시절이라.

 

● 작자미상

本是山中人 (본시산중인)   본시 산에 사는 산사람이라

愛說山中話 (애설산중화)   산중 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五月賣松風 (오월매송풍)   오월 솔바람을 팔고 싶으나

人間恐無價 (인간공무가)   그대들 값 모를까 그것이 걱정.

 

● 작자미상

是是非非都不關 (시시비비도부관)   옳다, 그르다 도무지 관계없고

山山水水任自閑 (산산수수임자한)   산산, 물물이 스스로 한가하네

莫問西天安養國 (막문서천안양국)   서방 극락세계 어디냐고 묻지를 말게

白雲斷處有靑山 (백운단처유청산)   흰구름 걷히면 그대로 청산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