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雲山吟 -- 太古普愚 (운산음 -- 태고보우)
山上白雲白 (산상백운백) 산위의 흰구름 더욱 희고
山中流水流 (산중유수유) 산 속에는 흐르는 물 또 흐르네
此間我欲住 (차간아욕주) 이 속에서 나는 살고파
白雲爲我開山區 (백운위아개산구) 흰구름이 나를 위해 한 자리 비워주네.
我亦隨君馭淸風 (아역수군어청풍) 이 몸도 그대처럼 맑은 바람 타고서
江山處處相追遊 (강산처처상추유) 강과 산 곳곳에 마음대로 노닐면서
追遊爲何事 (추유위하사) 노닐면서 무슨 일 하여 볼까
堪與白鷗戱波頭 (감여백구희파두) 흰 갈매기 동무하여 파도 위에서 놀아 볼까
● 懶翁慧勤 (나옹혜근)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가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마음을 잡아두고 간절히 잊지 말아라.
念到念窮無念處 (염도염궁무념처) 생각이 다하여 무념처에 이르게 되면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이 빛났음을 알리라.
●悟道頌 -- 淸虛休靜 (오도송 -- 청허휴정)
髮白非心白 (발백비심백) 머리는 세어도 마음 안 센다고
古人曾漏洩 (고인증루설)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今聞一聲鷄 (금문일성계)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丈夫能事畢 (장부능사필) 장부의 큰 일 능히 마쳤네.
忽得自家處 (홀득자가처) 홀연히 본 고향을 깨달아 얻으니
頭頭只此爾 (두두지차이) 모든 것이 다만 이렇고 이렇도다.
萬千金寶藏 (만천금보장) 수많은 보배와 같은 대장경도
元是一空紙 (원시일공지) 원래 하나의 빈 종이로다.
● 人境俱奪 -- 淸虛休靜 (인경구탈 --청허휴정)
梨花千萬片 (이화천만편) 배꽃 천만조각
飛入淸虛院 (비입청허원) 빈집에 날아든다.
牧笛過前山 (목적과전산)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人牛俱不見 (인우구불견)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다.
● 讀罷楞嚴 -- 凊虛休靜 (독파릉엄 --청허휴정)
風靜花猶落 (풍정화유락) 바람 자도 꽃은 오히려 지고
鳥鳴山更幽 (조명산갱유) 새 울어도 산은 더욱 그윽하네
天共白雲曉 (천공백운효) 하늘과 더불어 흰구름 밝아오고
水和明月流 (수화명월류) 물은 밝은 달과 함께 흘려가네.
●過古寺 -- 淸虛休靜 (과고사 --청허휴정)
花落僧長閉 (호락승장폐) 꽃 지는 옛 절문 오래 닫혔고
春尋客不歸 (춘심객불귀) 봄 따라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풍요소학영) 바람은 둥우리의 학그림자 흔들고
雲濕坐禪依 (운습좌선의) 구름은 앉은 중의 옷깃 적신다.
●過邸舍聞琴 --淸虛休靜 (과저사문금 -- 청허휴정)
白雪亂織手 (백설란직수) 눈인 듯 고운 손 어즈러이 움직이니
曲終情未終 (곡종정말종) 가락은 끝났으나 情은 남았네.
秋江開鏡色 (추강개경색) 가을江 거울빛 열어서
畵出數靑峯 (화출수청봉) 푸른 봉우리 두엇 그려낸다.
● 蘭(난)법사에게 주다 -- 四溟惟政 (사명유정)
萬疑都就一疑團 (만의도취일의단) 만가지 의심을 한가지 의심에 뭉쳐서
疑去疑來疑自看 (의거의래의자간)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면 스스로 보리라.
須是拏龍打鳳手 (수시나룡타봉수) 용을 잡고 봉황을 치는 솜씨로
一拳拳倒鐵城關 (일권권도철성관) 한 주먹으로 철성관[話頭]을 넘어뜨려라.
● 摩訶衍 韻 -- 碧松智嚴 (마가연 운 -- 벽공지엄)
一衣又一鉢 (일의우일발) 온 한 벌, 한 바리때여
出入趙州門 (출입조주문) 조주의 문을 들며 날며 했구나.
踏盡千山雪 (답진천산설) 첩첩산 저 눈골 다 밟은 후에
歸來臥白雲 (귀래와백운) 흰구름 위에 누워 돌아온다.
●偶吟 -- 換醒志安 (우음 -- 환성지안)
盡日惺惺坐 (진일성성좌) 온종일 또렷이 앉아 있으니
乾坤一眼中 (건곤일안중) 하늘과 땅 모두가 한 눈 속이라
有朋來草室 (유붕래초실) 벗들이 초막을 찾아오나니
明月與淸風 (명월여청풍) 밝은 달 그리고 깨끗한 바람.
●春 吟 -- 換醒志安 (춘음 -- 환성지안)
緤杖尋幽逕 (설장심유경) 지팡이 데리고 깊은 골 따라
徘徊獨賞春 (배회독상춘) 홀로 걸으며 봄을 맞는다.
歸來香滿袖 (귀래향만수) 오는 길 소매 가득 꽃의 냄새여
胡蝶遠隨人 (호접원수인) 나비 한 마리 향기 따라 멀리서 온다.
●出山 -- 白谷處能 (출산 -- 백곡처능)
步步出山門 (보보산출문) 걸음걸음 산문을 나오는데
鳥鳴花落溪 (조명화락계) 시냇가에 꽃 날리고 새가 우는구나.
烟沙去路迷 (연사거로미) 안개골 가득히 길을 잃은 채
獨立千峯雨 (독립천봉우) 천 봉 저 빗줄기 속에 외로이 서 있다.
● 鏡虛惺牛 (경허성우)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속세나 청산이 어찌 다름이 있으리요
春城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 봄빛이 있는 곳에 꽃 안 피는 곳이 있겠는가.
傍人若問惺牛事 (방인약문성우사) 누가 나에게 성우(경허)의 일을 묻는다면
石女心中劫外歌 (석녀심중겁외가) 돌계집 마음속의 영원의 노래라 하리라.
● 鏡虛惺牛 (경허성우) - 오도송(悟道頌) 무비공심(無鼻孔心) 나고 죽음이 없는 마음
忽聞人語無鼻孔 (홀문인어무비공) 홀연히 어느 사람이 소 코 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頓覺三千是我家 (돈각삼천시아가)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인 줄 알았구나.
六月 巖山下路 (유월연암산하로) 유월 연암산 아래에
野人無事太平歌 (야인무사태평가) 들사람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노라.
● 鏡虛惺牛 (경허성우) - 임종게(臨終偈)
心月孤圓 (심월고원) 마음 달 홀로 둥글어
光呑萬像 (광탄만상) 그 빛 만상을 삼켰구나.
光境俱亡 (광경구망) 빛과 경계 다 잊었거늘
復是何物 (부시하물)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 滿空月面 (만공월면)
萬像寂滅釋迦面 (만상적멸석가면) 만상이 적멸한 것은 석가의 얼굴이요,
寂滅滅已眞歸面 (적멸멸이진귀면) 적멸도 다한 것은 진귀조사의 얼굴이로다.
世尊應化二三千 (세존응화이삼천) 세존이 가신지 이, 삼천 년에
妙理眞光永不昧 (묘리진광영불매) 묘한 이치와 참 광명이 영원히 어둡지 않도다.
● 崔致遠 (최치원)
僧呼莫道靑山好 (승호막도청산호) 스님이여, 청산 좋다 말하지 마오
山好何事更出山 (산호하사갱출산) 산 좋다면 무슨 일로 산 밖으로 나옵니까.
試看他日吾蹤跡 (시간타일오종적) 시험삼아 후일에 내 종적을 보시오
一入靑山更不還 (일입청산갱불환)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다.
● 李栗谷 (이율곡) <연비어약鳶飛魚躍>
鳶飛魚躍上下同 (연비어약상하동)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이치 위나 아래나 매 한가지
這般非色亦非空 (저반비색역비공) 이는 색도 아니요 또한 공도 아니라네
等閑一笑看身世 (등한일소간신세) 실없이 한번 웃고 내 신세 살피니
獨立斜陽萬木中 (독립사양만목중) 석양에 나무 빽빽한 수풀 속에 홀로 서 있었네
● 작자미상
昨夜江南雨 (작야강남우) 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 (동정추수심) 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었네.
一葉孤舟客 (일엽고주객) 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 (월중천리심) 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 작자미상
刹塵心念可數知 (찰진심염가수지) 티끌 같은 이 마음 다 셈하고
大海中水可飮盡 (대해중수가음진) 큰바다 저 물을 다 마시고
虛空可量風可繫 (허공가량풍가계) 허공 끝 헤아리고 바람 묶는다 해도
無能盡說佛功德 (무능진설불공덕) 부처님 공덕은 능히 다 말할 길 없네!
● 작자미상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맑은 바람, 겨울 눈이라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갱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 호시절이라.
● 작자미상
本是山中人 (본시산중인) 본시 산에 사는 산사람이라
愛說山中話 (애설산중화) 산중 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五月賣松風 (오월매송풍) 오월 솔바람을 팔고 싶으나
人間恐無價 (인간공무가) 그대들 값 모를까 그것이 걱정.
● 작자미상
是是非非都不關 (시시비비도부관) 옳다, 그르다 도무지 관계없고
山山水水任自閑 (산산수수임자한) 산산, 물물이 스스로 한가하네
莫問西天安養國 (막문서천안양국) 서방 극락세계 어디냐고 묻지를 말게
白雲斷處有靑山 (백운단처유청산) 흰구름 걷히면 그대로 청산인 것을.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遊老園戱題.白雲.村舍秋夜.貧家女.偶吟 (1) | 2023.11.21 |
---|---|
禪詩 傳播 (선시 전파) 2 (2) | 2023.01.28 |
謝靈運(사령운) 詩 _ 登池上樓/石壁精舍還湖中作/入彭蠡湖口 (0) | 2021.07.13 |
江樓 (강루_산청 단성) (0) | 2021.07.10 |
沙月(사월) - 李白의 시에서 (0) | 202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