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明者敬 外斷者義 :
조선 유학의 태두인 퇴계선생과 쌍벽을 이룬 남명조식 선생의 슬로건 (키워드, 행동방식, 교육철학..)인
"內明者敬 外斷者義 내명자경 외단자의"는 "안으로는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敬)이고, 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은 의(義)이다. 또는 경(敬)으로써 내면을 밝게하고, 의(義)로써 밖을 반듯하게 한다." 는 뜻이다.
남명선생은 경의검(敬義劍)과 성성자(惺惺子)를 차고 다니며 늘 자신의 행동을 단속하여, 내면의 수양(敬)과 실천(義)을 함께 중시하는 학풍을 진작시키고 후학을 키웠다.
남명 선생이 말년에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양성하였던 산천재(山天齋)에 걸려있는 경(敬)과 의(義) 그림이다.
경(敬) 이란 ?
-. 주일무적(主一無適) : "하나(一)를 붙잡을 뿐(主) 다른 곳으로 가지(適) 마라(無)"로 번역할 수 있다. 유사한 말로 집중, 명상(冥想), 불교의 참선(參禪), 도가의 좌망(坐亡)이라 할 수 있다.
주자의 경재잠(敬齋箴)에서 주일무적(主一無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不東以西 不南以北, 當事而存 靡他其適, 弗貳以二 弗參以三, 惟心惟一萬變是監,
(부동이서 불남이북 당사이존 미타기적 불이이이 불삼이삼 유심유일 만변시감)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마음씀이 다른 데로 가지 않도록 한다.
동으로 가면서 서쪽 생각말고, 북으로 가면서 남쪽 생각말며, 일을 당하여서는 그 일에만 마음을 두어, 그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게 하라. 두 가지, 세 가지 일로 마음을 두 갈래 세 갈래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오직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도록 하라."
-. 정제엄숙(整齊嚴肅) : "자세를 가다듬고, 마음을 엄숙하게 가진다"라는 뜻이다.
경을 지속적으로 유지(持敬)하기위한 구체적인 지침에 대해 경재잠(敬齋箴) 첫머리에 적혀 있다.
"正其衣冠 尊其瞻視 潛心以居 對越上帝, 足容必重 手容必恭 擇地而蹈 折旋蟻封,
(정기의관 존기첨시 잠심이거 대월상제, 족용필중 수용필공, 택지이도 절선의봉)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어그러짐이 없게 하라.
의관을 바르게 하고, 눈매를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가지고 있기를 마치 상제를 대하듯 하라. 걸음(足容)은 반드시 무겁게 할 것이며, 손가짐(手容)은 반드시 공손하게 하여야 하니, 길을 갈때는 땅은 가려서 밟아, 개미집 두덩까지도 밟지 말고 돌아서 가라.
出門如賓承事如祭, 戰戰兢兢岡敢或易, 守口如甁防意如城, 洞洞屬屬岡敢或輕,
(출문여빈 승사여제 전전긍긍 망감혹이, 수구여병 방의여성, 통통촉촉 망감혹경)
문을 나설 때는 손님을 대하듯, 일을 할 때는 제사를 지내듯, 조심하고 조심하여 혹시라도 소홀 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고, 잡념 막기를 성곽과 같이 하여, 성실하고 진실하여 조금도 경솔히 함이 없도록 하라.
從事於斯是曰持敬
(종사어사시왈지경)
이러한 것을 그치지 않고 일삼아 하는 것을 경을 지경(持敬)이라 한다."
-. 常惺惺法(상성성법)
惺惺은 마음이 항상 맑게 깨어 있음을 말한다. 남명 선생은 늘 惺惺子라는 방울을 차고 경을 실천하며 심성을 수양하였다.
심경부주(心經附註) 경이직내장(敬以直內章)에, 사양좌(謝良佐)가 말하기를 “경은 바로 항상 성성하는 법이다.(敬是常惺惺法.)”라고 한 데 대해, 주자(朱子)가 이르기를 “서암의 스님은 매일 항상 스스로 ‘주인옹은 성성한가?’라고 묻고는 ‘성성하다.’라고 스스로 대답하곤 했다.(瑞巖僧, 每日間, 常自問主人翁惺惺否, 自答曰惺惺.)”라고 하였다.
성성이란 주자학이 불교 즉 선으로부터 차용한 방법이다.
-. 其心收斂(기심수렴), 不容一物(불용일물)
그 마음의 '수렴'은 "심신을 다잡는 것"이다. 主一과 통한다. 이 수렴의 상태에서는 다른 일들이 끼어들거나 방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여기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다(不容一物)"고 부연했다. 이는 또 常惺惺의 각성 상태에서 외무리 침범하지 못한다고 했던 것과 통한다.
要在格致上 (요재격치상) : 최상에 이르기까지 심수렴의 격을 올린다.
-. 허정(虛靜) 직내(直內)
경을 수련하는 방법으로 “고요히 침잠하여 사물에 마음이 따라가지 않고, 욕심에 굽어지지 않는 본래 내면에 충실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주일무적, 정제엄숙, 상성성, 그리고 기심수렴 불용일물은 서로 통해 있는 의미이다. 즉 "敬을 유지하고(持敬), 敬 속에 거주하는(居敬)" 방법의 대강이다
한국의 유교는 경(敬)사상이라고 말한다. 남명의 학문 그리고 퇴계의 학문은 ‘경(敬)’ 한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경(持敬)은 유학, 성리학에서의 수양 방법 전체를 꿰고 있다. "배움(學)의 처음이자 끝이다." 그리고 "마음의 주재(主宰)를 확립하고 만사(萬事)의 근본(根本)을 세우는 방도이다."라 했다.
의(義) 란 ?
맹자(孟子)는 전국시대(戰國時代)의 혼란한 사회환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의(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자는 ‘인(仁)’ 사상을 기본으로 ‘의(義)’를 제시하였다면, 맹자는 ‘인(仁)’ 을 강조하면서도 ‘의(義)’를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위한 행위 규범으로 확장하였다.
-. 사생취의(捨生取義)
(삶 과 의로움 둘 다를 얻을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로움이라는 것을 취할 것이다.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 上) 편"에
"魚 我所欲也 熊掌 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
生 亦我所欲也 義 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
(어 아소욕야 웅장 역아소욕야 이자불가득겸 사어이취웅장자야
생 역아소욕야 의 역아소욕야 이자불가득겸 사생이추의자야)
생선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곰발바닥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함께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생선은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할 것이다.
삶 역시 내가 바라는 바이고, 의로움 역시 내가 바라는 바이다. 둘 다를 모두 얻을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로움이라는 것을 취할 것이다.”
이는 공자(孔子)가 말한 살신성인(殺身成仁)과 같은 뜻으로, 목숨보다도 인(仁)과 의(義)를 더 중시하여 정의(正義)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다는 뜻이다.
-. 見利思義 見危授命 (견리사의 견위수명)
이익을 보거든 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바치라.
"논어(論語) 헌문(憲問)편"에
"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견리사의 견위수명 구요불망평생지언 역가이위성인의)
이로운 것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오랜 다짐을 평생 잊지 않으면 가히 완성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 外斷者 義 以方外 (외단자 의 이방외)
행동을 결단하는 것인 의로써 밖을 방정하게 한다.
-. 擇善(택선) 動直(동직)
의를 행하는 방법으로 “선한 것을 택하고 올 곧게 행하라.
"중용 20장"에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 (성지자 택선이고집지자야)
성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방법은 선(善)을 택해 굳게 잡고 나아가는 것”
"논어 술이편"에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 자이개지)
공자 말씀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좋은 점은 택하여 따르고, 그 좋지 않은 점은 고치도록 한다.” 라 했다.
內明者敬 外斷者義 (내명자경 외단자의)의 표에 나오는 키워드를 해석하고 전고를 찾으면서, 남명선생의 경의(敬義) 정신과 행동방식의 근원에 대해서 알아보고 배웠다.
- 道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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