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인심방(活人心方)
-퇴계선생-
[치심(治心, 마음 다스리 기)]
구선이 말하였다. 심장은 신명의 집이다. 가운데가 텅 비고 직경이 사방 한 마디에 지나지 않지만 신명이 거기에 머문다. 사물들이 어지럽히니, 어지러운 실타래를 다스리는 듯하고 깊어 위험한 물을 건너는 것과 같아, 혹 두려워하기도 하고 혹 겁을 먹기도 하고, 혹 기뻐하고 성내기도 하며, 혹 깊이 고민하기도 한다. 하루 사이에 혹은 한 시각 사이에 사방 한 마디가 되는 곳이 불이 타듯이 뜨겁게 된다.
그러므로 신이 머물지 않으면 좀이 먹게 되고 밝은 지혜가 머물지 않으면 소모되게 된다. 그러면 편안하게 도와 함께 하려고 해도 그 방법을 알지 못하게 된다.
혹자는 말한다. "선을 행하는데 힘쓰다가 만일 욕망이 싹트면 선하지 않게 된다.“ 선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욕망이 양심과 다투기 때문이다. 반드시 분이 나는 마음이 일어나 나의 본심과 대적하게 된다. 기꺼이 선하려고 하는 나의 마음이 저 성내는 마음과 만나게 되면 어찌 싸우지 않겠는가? 싸움이 그치지 않으면 해로움이 생기게 된다. 무릇 마음에 생기는 칠정(七情: 喜怒哀樂愛惡欲)과 육욕(六欲: 眼 耳鼻舌身意 등 六根의 욕망)도 모두 그러하다. 그러므로 ’마음이 고요하면 신명에 통할 수 있으니, 일이 이르기 전에 먼저 안다.‘고 말한다. 이것이 ’문밖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고, 들창문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천도를 안다.‘는 것이다.(도덕경 47장)
대개 마음은 물과 같아서 오래도록 흔들리지 않으면 그 바닥을 환하게 볼 수 있다. 이것을 영명(靈明)이라고 말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니, 그러면 원기(元氣)를 튼튼하게 할 수 있어서 만병이 생기지 아니하니, 오래도록 살 수 있다. 만일 한 가지 생각이 싹터 정신이 바깥으로 달리면 영위(榮衛: 기와 혈)가 혼란하게 되어 온갖 병이 서로 공격하니, 모두 마음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다. 대개 마음(天君)을 온화하고 기쁘게 기르면 질병이 일어나지 않으니, 이것이 모두 마음을 닦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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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심(治心)」
구선왈(臞仙曰), 심자(心者), 신명지사(神明之舍), 중허불과경촌(中虛不過徑寸), 이신명거언(而神明居焉). 사물지골(事物之滑), 여리난분(如理亂棼), 여섭경침(如涉驚浸). 혹출척(或怵惕), 혹징창(或懲創), 혹희로(或喜怒), 혹사려(或思慮). 일일지간(一日之間), 일시지경(一時之頃), 경촌지지(徑寸之地), 염여화의(炎如火矣).
고신불류즉두(故神不留則蠹), 명불류즉모(明不留則耗). 휴휴언(休休焉), 상여도모(常與道謀), 이자불각(而自不覺). 혹왈근어위선(或曰謹於爲善), 약기욕일맹(若嗜慾一萌), 즉불선야(則不善也). 귀이물납(歸而勿納), 시여양심경야(是與良心競也). 필유분연지심기(必有忿悁之心起), 이여아적(而與我敵). 이아긍원지의(以我矜願之意), 접피분연지심(接彼忿然之心), 하위불투(何爲不鬪), 투부지(鬪不止), 이해생의(而害生矣). 범칠정육욕지(凡七情六欲之), 생어심개연(生於心皆然). 고왈심정(故曰心靜), 가이통호신명(可以通乎神明). 사미지이선지(事未至而先知), 시불출호지천하(是不出戶知天下), 불규유견천도야(不窺牖見天道也).
개심여수지불요(盖心如水之不擾), 구이징청(久而澄淸), 통견기저(洞見其底), 시위영명(是謂靈明). 의호정(宜乎靜), 가이고원기(可以固元氣), 즉만병불생(則萬病不生), 고능장구(故能長久). 약일념기맹(若一念旣萌), 신치어외(神馳於外), 기산어내(氣散於內), 혈수기행(血隨氣行), 영위혼란(榮衛昏亂), 백병상공(百病相攻). 개인심이생야(皆因心而生也). 대개이양천군(大槪怡養天君),질병부작(疾病不作),차치심지법야(此治心之法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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