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나의 이야기

止于止(지우지)

도원 정운종 2019. 12. 25. 17:41

止于止 (그칠 만 하면 그쳐라. 그치는 곳에 머물라.).

止(그칠지) 글자로 선현들의 "그침"에 대한 생각을 알아본다.

1.대학(大學)의 셋째강령이 止於至善 (지어지선)이다.

'지극(至極)히 선(善)한 경지에 이르러 그 상태(狀態)를 유지'함으로 목표인 최고 경지에 도달하여 머물고 유지해 나감이 수신의 최종 단계임을 가르친다.

 

2. 주역의 간괘(艮卦) 괘풀이에

止于止 內明無咎 (지우지 내명무구)

그칠 곳에서 머문니, 속이 밝아 허물이 없다. 

 

3. 노자(老子) 도덕경 에도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붍태 가이장구)

만족할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여,

오래갈 수 있다.

 

4.고려시대 이규보선생은 자신의 당호를 지지헌(止止軒)으로 지었다.

“그칠 곳을 알아 머무는" 집이라 하고

"그치지 말아야 할 데서 머물면 지지(止止)가 아니다." 라고 부연했다.

 

그칠 곳을 알아서 그치고 머무는 것이 삶의 지혜임이 틀림없다.

아마 그 반대는 "끝까지 가보자. 죽어도 물러 나지 않겠다."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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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隋將 于仲文 (여수장우중문)

- 乙支文德.

 

神策究天文 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 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 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 지족원운지 

 

-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

 

신기한 계책은 천문에 통달했고 

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알았구나.

전투마다 이겨 공이 이미 높았으니

만족한 줄 알고 돌아가는 것이 어떠리.

ㅡㅡㅡ

-止止堂說(지지당설)-

 

遇險而止, 凡夫能之, 遇順而止, 非智者不能. 予其遇險而止歟? 抑能遇順而止歟? 失意而止, 衆人能之, 得意而止, 唯君子能焉. 予其得意而止歟? 抑亦失意而後止歟?  ‥‥‥ 於是而有遇險而能止者, 於是而有失意而能止者, 吾亦謂之賢於人也. 尙奚論乎其上哉? 一止則已賢者事也. 止而又止, 唯恐其復進, 彊而能者也. 賢者吾不可見爾, 得見彊而能者, 亦幸焉. 予其勉之, 毋負乎斯名, 毋忽乎斯言.

 

-홍길주(洪吉周, 1786-1841), 『현수갑고(峴首甲藁)』 「지지당설(止止堂說)」

 

 위험한 곳을 만나 멈추는 것은 보통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순탄한 곳을 만나 멈추는 것은 지혜로운 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대는 위험한 곳을 만나 멈췄는가? 아니면 순탄한 곳을 만나 멈췄는가? 뜻을 잃고 멈추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뜻을 얻고 멈추는 것은 군자만이 할 수 있다. 그대는 뜻을 얻고 멈췄는가? 아니면 뜻을 잃은 후에 멈췄는가?

한 번에 멈출 수 있는 것은 현자의 일이다. 멈추고, 또 멈추면서 다시 나아갈까 두려워하는 것은 힘써서 가능해진 사람이다. 현자는 내가 볼 수 없어도 힘써서 가능해진 자를 볼 수 있으면 또한 다행이다. 그대는 힘써 그 이름을 저버리지 말고 이 말을 소홀히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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