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不遠人(도불원인)

정운종의 고전공부

한시/百聯抄解 (백련초해)

百聯抄解 1 (花紅小院.. - 螢火不燒..)

도원 정운종 2024. 6. 3. 17:34

11. 花紅小院黃峰鬧 화홍소원황봉뇨

     草綠長堤白馬嘶 초록장제백마시

꽃이 붉으니 작은 집에 누런 벌이 잉잉대고

풀이 푸르니 긴 방둑엔 흰 말이 울어대네.

 

12. 花下露垂紅玉軟 화하로수홍옥연

      柳中煙鎖碧羅輕 류중연쇄벽라경

꽃 아래 이슬이 드리우니 붉은 옥이 부드러운 듯하고

버들 가운데 갖힌 연기는 푸른 비단이 가벼운 듯하다.

 

13. 花不送春春自去 화불송춘춘자거

     人非迎老老相侵 인비영노노상침

꽃은 봄을 보내는 것이 아니지만 봄은 스스로 가고

사람은 늙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지만 늙음이 서로 침입하네.

 

14. 風吹枯木晴天雨 풍취고목청천우

     月照平沙夏夜霜 월조평사하야상

마른 나무에 바람몰아치니 맑은 하늘에 비가 오는 듯하고

쭉 펼쳐진 모래에 달비치니 여름밤에 서리내린 듯 하다.

 

15. 風射破窓燈易滅 풍사파창등이멸

      月穿疎屋夢難成 월천소옥몽난성

바람이 헐어진 창으로 파고드니 등불이 꺼지기 쉽고

달빛이 성긴 집에 비치니 꿈을 이루기 어렵네.

 

16. 風驅江上群飛雁 풍구강상군비안

     月送天涯獨去舟 월송천애독거주

바람은 강위에 떼지어 나는 기러기 떼를 몰아가고

달은 하늘가에 홀로 가는 배를 떠나보내는구나.

 

17. 月鉤蘸水魚驚釣 월구잠수어경조

      煙帳橫山鳥畏羅 연장횡산조외라

초승달이 물에 잠기니 고기가 낚시바늘인가 놀라고 (: 갈고리 구, : 담글 잠)

연기가 산을 가로질러 장막을 치니 새가 그물인가 두려워한다.

 

18. 池中荷葉魚兒傘 지중하엽어아산

      梁上蛛絲 燕子簾 양상주사연자렴

연못 가운데 연잎은 고기들의 양산이요

대들보 위의 거미줄은 제비들의 주렴이로다.

 

19. 修竹映波魚怯釣 수죽영파어겁조

      垂楊俠道馬驚鞭 수양협도마경편

긴 대나무가 물결에 비치니 고기가 낚싯대로 알고 겁내고

드리운 버들가지가 길가에 끼니 말이 채찍으로 알고 놀란다.

 

20. 螢火不燒籬下草 형화불소리하초

     月鉤難卦殿中簾 월구난괘전중렴

반딧불로는 울타리 아래 풀을 태우지 못하고

낚시같은 초승달로는 집안의 주렴을 걸기 어렵네.